"젊은 층 사로잡자"…상인들 가게 앞 프리마켓으로 내줘
(인천=연합뉴스) 홍현기 기자 = 인천시 부평구 인천지하철 1호선 부평역과 부평시장역 사이에 위치한 부평문화의거리 골목을 따라 들어가면 저마다 개성 있는 가게들을 마주하게 된다.
골목 곳곳에 위치한 일본 가정식 전문점, 재즈 음악이 흐르는 맥줏집, 디저트 카페, 유럽식 레스토랑 등 20여개 가게는 이 일대에 오래전 자리 잡았던 커튼·홈패션 가게 등과 어우러져 다른 곳에서 볼 수 없는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야간 시간에는 가게 위로 설치된 은은한 조명이 골목을 비춰 젊은 연인들의 데이트코스로도 인기다.
이곳에는 서울 '경리단길'에서 차용한 '평리단길'이라는 이름이 붙여져 있다. 부평의 '평'자를 경리단길에 붙였다.
부평문화의거리상인회에 따르면 하루 평균 3만명 정도가 평리단길을 찾고 있다.
평리단길은 당초 커튼이나 홈패션 가게 등이 들어섰던 곳이었으나 2016년부터 젊은 감성을 겨냥한 특색있는 가게들이 하나둘 들어서기 시작하면서 젊은 층이 즐겨 찾는 명소로 탈바꿈했다.
상인회 관계자는 "주말에는 4∼5만명가량이 문화의거리를 방문해 가게 밖에서 손님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1998년 조성된 부평문화의거리에서는 이처럼 상인 주도로 젊은 층을 사로잡기 위한 다양한 시도가 계속되고 있다.
2016년부터는 인천지역 최대 야외 수공예 시장인 '부평프리마켓'이 상인회 주도로 매주 주말 열리고 있다.
상인들은 영업에 지장을 줄 수 있다는 우려에도 가게 앞을 프리마켓 참여자들에게 제공해 180여개 팀이 매주 토·일요일에 부평문화의거리에서 수공예품 등을 판매한다.
상인회는 2013년에는 거리 중앙에 상설 공연용 무대를 갖춰 이곳에서 버스킹 공연을 할 수 있도록 했다.
무대에는 대형 스크린을 설치해 주요 스포츠경기가 있을 때는 거리 응원전도 펼쳐진다.
2016년부터는 매년 10월 인천지역 청년들이 참여하는 정기 가요제인 '부평M스타가요제'도 열린다.
문화의거리에서 지난해 10월에는 가을꽃 축제가 열렸고, 올해 6월에는 봄꽃을 주제로 한 축제가 예정돼 있다.
올해 2월에는 실시간 영상 송출이 가능한 대형 미디어탑이 거리에 마련돼 상점들을 소개하고 방문객들에게 상점 이용 정보를 제공한다.
이곳 상인회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활용해 젊은 층을 상대로 상점별 이벤트 행사를 알리는 등 상권 홍보에도 적극적이다.
부평문화의거리 페이스북 팔로워는 7천명에 달한다. 지난해 12월에는 유튜브 홍보 채널을 새로 만들어 문화의거리와 관련된 다양한 영상 콘텐츠를 전달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상인회 주도로 야외 공간에 카페를 만들어 방문객들이 거리에서 커피나 음식 등을 먹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오석준 부평문화의거리상인회 고문은 "젊은 층이 많이 문화의거리를 찾을 수 있도록 새로운 콘텐츠를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K팝 관련 사이니지 등을 거리에 설치하거나 기존 수공예품 위주의 프리마켓에서 음식도 팔 수 있도록 하는 등 새로운 시도를 계속해 해보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젊은 층을 사로잡기 위한 부평문화의거리의 다양한 시도는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부평문화의거리 방문객 수는 2016년 하루 평균 2만명 수준이었다가 올해 5만명 정도로 증가했다.
이동옥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자문위원은 "부평문화의거리는 전통시장과 현대화된 상점가가 결합한 콘셉트로 잘 구성을 해서 훌륭한 시장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인천시 관계자는 "부평문화의거리는 중소벤처기업부 문화관광형시장 육성사업 공모에서 선정돼 2016년부터 3년간 국·시·구비 14억 6천만원 정도가 지원되고 있다"며 "인천지역에서 앞으로 발전 가능성이 가장 큰 시장으로 꼽힌다"고 설명했다.
다만 평리단길과 같이 유명지역의 이름을 가져다 붙이기보다는 지역만의 특색있는 네이밍 전략 등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전국적으로 평리단길과 유사한 이름이 있는 곳은 부산 전리단길, 대구 봉리단길, 광주 동리단길, 경북 황리단길, 전북 객리단길 등으로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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