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치안법원에 출석…구인장 불응 '유죄' 받아
미국, 영국에 어산지 소환 요청…기소 사실도 밝혀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영국 경찰에 체포된 '위키리크스'의 설립자 줄리언 어산지(47)가 미국 정부의 송환 요구에 대항해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어산지의 소송대리인인 제니퍼 로빈슨 변호사는 11일(현지시간) 어산지가 웨스트민스터 치안법원에 출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어산지가 미국 정부의 송환 요구에 "맞서 싸우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로빈슨 변호사는 "그는 '내가 그렇게 될 거라고 했잖아요'라고 말했다"면서 어산지가 미국이 자신의 송환에 나설 것이라는 평소 주장이 사실로 드러나지 않았느냐고 말했다고 밝혔다.
미국 검찰은 어산지를 기밀 유출 혐의로 기소한 상태다.
미 법무부는 이날 어산지의 체포 소식이 알려지자 검찰이 어산지를 컴퓨터해킹을 통한 군사 기밀 유출 혐의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어산지는 2010년 3월 미 육군 정보분석 요원이었던 첼시 매닝(개명 전 브래들리 매닝)과 공모해 국방부 컴퓨터에 저장된 암호를 해독한 뒤 기밀자료를 빼내는 등 불법행위를 지원한 혐의(컴퓨터 침입 음모)를 받고 있다.
위키리크스 설립자 어산지 영국서 체포…에콰도르, 보호 철회/ 연합뉴스 (Yonhapnews)
미 법무부는 영국 정부에 어산지의 미국 송환을 요구했다. 런던 경찰도 "어산지의 체포는 영국 법원의 구인장에 불응한 것 때문이기도 하지만, 미국 정부의 송환 요청에 따른 것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미국에서 현재 어산지에게 적용된 혐의가 유죄로 인정될 경우 최고 징역 5년형을 받을 수 있다.
한편, 런던 웨스트민스터 치안법원의 마이클 스노우 판사는 지난 2010년 법원이 어산지의 스웨덴에서의 성폭행 혐의와 관련해 발부한 구인장에 응하지 않았다면서 이날 그에게 유죄 판결을 내렸다.
법원에 출두한 어산지는 무죄를 주장했지만, 판사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어산지가 영국 법원의 구인장에 응하지 않은 죄의 형량은 추후 결정되며 그는 최대 1년의 징역을 선고받을 수 있다.
어산지는 2011년 영국에 체류하던 중 과거 스웨덴에서 성범죄 2건을 저지른 혐의로 체포 영장이 발부돼 영국 경찰에 붙잡혔고, 불구속 상태에서 조사를 받던 그는 영국 대법원에서 스웨덴 송환 결정이 나자 "나를 미국으로 송환해 처벌하기 위한 음모"라면서 2012년 6월 주영 에콰도르대사관으로 들어가 망명을 신청했다.
스웨덴은 2017년 5월 어산지의 성범죄 혐의 수사를 중단하고 수배도 철회했지만, 어산지는 2012년 영국 법원의 출석 요구를 거부한 것 때문에 계속 체포 영장이 발부된 상태였다.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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