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연봉은 9천만원대…20년째 그대로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가 11일(현지시간) 주주들에게 발송한 연례 서한에서 "아마존 파이어폰은 실패작이었다"라고 인정했다.
아마존은 2014년 신제품 발표행사에서 최초의 3D(3차원) 스마트폰인 '파이어폰'(Fire Phone)을 공개했다. 파이어폰은 3D 인식 기술로 상품을 찍으면 곧바로 아마존 전자상거래를 통해 구매하는 혁신을 도입했으나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당했다.
베이조스는 파이어폰과 에코(스피커)를 언급하면서 전자는 실패였다고 지적했다. 파이어폰은 2015년 아마존에 1억7천만 달러의 손실을 안겼다.
베이조스는 "아마존은 마땅한 규모의 실험을 계속할 것"이라며 "좋은 투자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지만 좋은 투자가 항상 결과를 내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아마존이 때때로 수십억 달러의 실패를 경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베이조스의 이날 서한은 지난해 11월 본사가 있는 미국 시애틀에서 개최한 직원 간담회에서 "나는 아마존이 어느 날 망해 파산할 거로 본다. 대기업을 보면 수명이 30여년이지 100여년이 아니다"라고 발언한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당시 답변은 '20세기의 아마존'으로 불리던 대형 유통매장 시어스 백화점의 파산에서 얻을 교훈을 묻은 질문에 대한 것이었다.
베이조스는 주주 서한에서 향후 아마존의 새로운 사업분야로 헬스케어, 건강보험을 들었다. 미래에는 소비자용 로봇, 우주로부터의 인터넷 배송도 사업영역이 될 수 있다며 "아마존은 불가능을 상상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베이조스는 근로자 최저임금 문제도 건드렸다.
아마존은 지난해 창고근로자 최저시급을 11~12달러에서 15달러(1만7천100원)로 인상했다.
베이조스는 "우리 소매유통 경쟁업체들에 최소 15달러의 시급 이상에 도전해보라고 요구한다. (최저시급) 16달러로 가라. 모든 이들에게 이로운 경쟁이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아마존의 미국내 소매유통 경쟁자는 월마트, 타깃, 코스트코 등이다.
한편, CNN은 베이조스가 지난해에도 예년과 마찬가지로 8만1천840달러(9천333만 원)의 연봉을 받았다고 전했다. 베이조스는 20년째 같은 연봉을 지급받고 있다. 실제로 이보다 적게 받은 해도 있었다.
세계 최고 부호인 베이조스의 자산 평가액은 1천500억 달러(170조 원)에 이른다.
베이조스는 일반 직장인 수준(?)의 연봉을 받지만, CEO인 그의 경호와 출장에 드는 비용이 연간 160만 달러( 약 18억 원)에 이른다.
과거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는 매년 1달러의 연봉만 받았다. 구글 공동 창업자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 오라클 창업자 래리 엘리슨도 1달러 연봉자다.
oakchu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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