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반도체 업황 등 하방리스크 확대…주요 실물지표 부진"(종합)

입력 2019-04-12 11:37  

정부 "반도체 업황 등 하방리스크 확대…주요 실물지표 부진"(종합)
"추경안 신속마련"…'긍정적 모멘텀' 표현 삭제·2년 4개월만에 '부진' 언급

(세종=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정부가 최근 경기에 대해 하방리스크가 확대되고 있으며 주요 실물지표가 부진한 흐름을 보인다고 진단했다.


기획재정부는 12일 공개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4월호에서 한국 경제 상황에 관해 "세계 경제 성장세 둔화, 반도체 업황 부진 등 대외여건 악화에 따른 하방리스크가 확대되는 상황"이라고 평했다.
이어 설 연휴 요인을 배제한 1∼2월 평균 동향을 보더라도 광공업 생산과 설비투자, 수출 등 주요 실물지표 흐름이 부진한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그린북에 '부진'이라는 단어가 쓰인 것은 2016년 12월 이후 2년 4개월 만의 일이다.
홍민석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는 경기가 부진하다고 표현했고, 그린북에서는 광공업생산, 설비투자, 수출 등 주요 지표를 주어로 삼았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지난달 그린북에서 생산·투자·소비 등 산업 활동지표의 '트리플 증가'를 언급하며 한국 경제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에는 주요 산업 활동지표가 전월 대비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부진한 흐름에 초점을 맞췄다.
그린북은 "2월 생산의 경우 광공업(-2.6%), 서비스업(-1.1%), 건설업(-4.6%)이 모두 감소하면서 전산업 생산이 전월 대비 1.9%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2월 소매판매와 설비투자는 전월보다 각각 -0.1%, 1.9% 감소했다.
현재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2월 경기동행지수는 0.4%포인트, 전망을 보여주는 선행지수는 0.3%포인트 각각 떨어졌다.
수출은 예상보다 빠른 반도체 가격 조정과 세계 경제 둔화 영향으로 3월에도 감소세가 이어졌다.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잠정지표를 보면 3월 국산 승용차 내수판매량은 전년 동월보다 1.7% 줄었고 백화점 매출액과 할인점 매출액은 각각 1.3%, 2.0% 증가했다.
승용차 내수판매량 감소는 파업에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3월 카드 국내승인액은 3.5% 늘었고 한국을 찾은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 수는 26.5% 증가했다.


다만 경제 심리 지표는 전월에 이어 개선 흐름을 이어갔다.
그린북은 3월 소비자심리지수가 전달보다 0.3포인트 넉 달 연속 개선되고 제조업 경기실사지수(BSI) 실적치가 4포인트 상승했다고 밝혔다. 전망치는 전월과 동일했다.
3월 취업자 수는 일자리 사업 효과, 서비스업 증가 지속 등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5만명 늘었고, 실업률은 0.2%포인트 하락했다.
소비자물가지수는 농·축·수산물 및 석유류 가격 하락세와 개인 서비스 상승세 둔화 영향으로 지난해보다 0.4%포인트 상승하는 데 그쳤다.
3월 금융시장에서 코스피(KOSPI·종합주가지수)는 전월 대비 낮은 수준, 원화는 약세, 국고채 금리는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같은 달 주택시장에서도 수도권과 지방에서 모두 주택 매매가와 전셋값이 하락하고 거래 감소가 이어지고 있다고 그린북은 설명했다.
지난달 그린북에서는 '연초 산업 활동 및 경제 심리 지표 개선 등 긍정적 모멘텀'을 언급했지만, 이달에는 해당 표현을 삭제하고 하방 리스크관리를 강조했다.
리스크 요인으로는 미·중 무역갈등과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 등 상존하는 불확실성과 세계 경제 성장세 둔화, 반도체 업황 부진 등을 꼽았다.
정부는 그린북을 통해 "추가경정예산안을 신속히 마련하고 투자·창업 활성화, 규제혁신, 수출 활력 제고 등 주요 대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며 "리스크관리에도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heev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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