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거스타 낯선 켑카·디섐보 선전…로즈·매킬로이 고전
(오거스타[미국 조지아주]=연합뉴스) 권훈 기자 =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시즌 첫 번째 메이저대회 마스터스에서 우승하려면 경험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한다.
대회장인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의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이하 오거스타GC)은 오랜 기간 정상급 성적을 내지 않으면 라운드 기회가 많지 않아 코스에 익숙해지기 어렵다.
그린은 물론 페어웨이도 경사가 많고 바람도 읽어내기가 여간 까다롭지 않다.
이 때문에 1979년 퍼지 죌러(미국) 이후 처음 출전했다가 우승한 사례가 아직 없다.
12일(한국시간) 열린 대회 1라운드에서 나란히 공동 선두로 오른 브룩스 켑카와 브라이슨 디섐보(이상 미국)는 마스터스 경험이 일천할 뿐 아니라 과거 전적도 신통치 않다.
켑카는 지금까지 마스터스에 세 차례만 출전했다.
2015년부터 3년 연속 나왔던 켑카는 2017년 공동 11위가 최고 성적이다. 앞서 두 차례 출전 때는 공동 33위, 공동 21위로 평범했다.
게다가 작년 마스터스는 손목 부상으로 출전하지도 못했으니 오거스타GC가 눈에 익숙할 리가 없다.
이날 버디만 6개를 골라낸 켑카는 마스터스에서 난생처음 보기 없는 경기를 펼쳤다.
디섐보는 켑카보다 더 오거스타GC가 낯설다.
2016년 아마추어 신분으로 처음 겪어본 오거스타GC를 작년에야 한 번 더 경험해봤을 뿐이다.
그는 지난해 이곳에서 공동 38위에 그쳤다.
그런 디섐보가 난해하기 짝이 없는 오거스타GC 그린에서 홀당 평균 1.36개의 퍼트로 1라운드를 마친 건 놀라운 일이다.
둘이 공동 선두로 나선 데는 현지 시간으로 오후에는 바람이 숨을 죽인 것도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공동 선두 둘과 1타차 3위 필 미컬슨(미국), 2타차 공동 4위 이언 폴터(잉글랜드)와 더스틴 존슨(미국)까지 상위 5명이 모두 오후에 티오프했다는 사실은 우연이 아니다.
경험도 적지 않고 마스터스에서 늘 좋은 성적을 냈던 강력한 우승 후보들이 첫날에 죽을 쑨 것도 눈에 띈다.
그동안 13번 출전했고 준우승 두 번을 포함해 다섯 번 톱10 입상을 했던 세계랭킹 1위 저스틴 로즈(잉글랜드)는 3오버파 75타를 쳐 우승 경쟁에서 탈락할 위기에 몰렸다.
11년 연속 출전해 최근 5년 동안 한 번도 10위 밖으로 밀린 적이 없는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1오버파 73타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12번 출전했고 2015년부터 2017년까지 3년 동안 6위, 4위, 6위를 했던 폴 케이시(잉글랜드)는 9오버파 81타를 적어내 꼴찌로 밀리는 수모를 당했다.
이들 셋은 공교롭게도 올해 우승을 신고하는 등 상승세를 타 이번 대회에서 가장 유력한 우승 후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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