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정은 기자 = 프랑스 항소법원이 11일(현지시간) 미국의 종자·농약기업인 몬산토의 제초제 증기를 들이마셔 신경 손상을 입었다고 주장하는 프랑스 농부에게 승소 판결을 내렸다고 AFP, 로이터 통신 등이 전했다.
프랑스 리옹에 있는 항소법원은 이날 이 농부의 질병에 몬산토가 책임이 있다고 판결했다.
프랑스 농부 폴 프랑수아(55)는 2004년 자신의 농장에서 일하다가 실수로 몬산토의 제초제 '라소' 증기를 흡입한 뒤 기억 상실, 기절, 두통 등 신경 손상을 입었으며, 몬산토는 라소의 위험성을 알고 있었는데도 이를 제품에 제대로 표시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해당 제품에 대한 정보가 라벨에 충분히 표시돼 있지 않아 정당하게 기대되는 안전 수준을 제공받지 못했다는 프랑수아의 주장은 타당하다고 밝혔다.
법원은 몬산토는 라소의 라벨과 사용 설명서에 이 제품을 통에 넣어 사용할 때 발생할 수 있는 구체적인 위험에 대한 안내문을 분명하게 표시해야 했다고 판결했다.
프랑수아는 앞서 2012년과 2015년에도 몬산토를 상대로 한 소송에서 승소한 바 있다.
다만 이번에 법원은 배상액을 정하지는 않았으며 이는 리옹에 있는 다른 법원에서 다루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프랑수아는 배상액으로 100만 유로(약 13억원)를 요구하고 있다.
지난해 몬산토를 인수한 독일의 화학·제약 그룹 바이엘은 이번 판결에 대해 상소를 포함해 법적 대응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몬산토는 앞서 미국에서도 이 회사 제초제 사용으로 암에 걸렸다고 주장하는 원고 측이 낸 소송에서 회사 측에 책임이 있다는 판결을 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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