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 산하 '허마셴셩' "연내 300곳으로 매장 2배 확장"
한국 K-푸드 판촉에도 동참…로봇이 서빙하는 시범 푸드코트도 운영
(상하이=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1. 직원이 손바닥 안의 스마트기기를 확인하더니 빠른 손놀림으로 수조 안의 살아 있는 새우 몇 마리를 장바구니에 담는다. 장바구니는 곧이어 천장에 얼기설기 미로처럼 엮인 레일로 올려져 자동으로 벽 너머의배송창고로 전달됐다. 유달리 힘이 좋던 새우 한 마리는 펄떡이며 장바구니 밖으로 튀어나와 매장 바닥에 떨어졌다.
#2.음식을 담은 둥근 로봇이 레일을 타고 미끄러지듯 다가와 일가족이 앉은 테이블 앞에서 멈췄다. 서빙 로봇의 투명한 뚜껑이 열리자 갓 튀긴 새우 요리의 고소한 냄새가 퍼진다. 로봇은 '어서 음식을 꺼내라'는 메시지를 중국어와 영어로 내놓았고, 손님이 음식을 꺼내자 뒤돌아 다시 주방으로 조용히 사라졌다.
중국이 O2O(온·온프라인 연계) 기술을 타고 유통업계에서 새로운 실험을 가속하고 있다.
가까운 미래를 그린 영화에서 나올 법한 이러한 아이디어를 실현에 옮기는 이는 바로 알리바바 그룹 산하의 중국 회원제 O2O 신선식품 유통채널 '허마셴셩'(盒馬鮮生)이다.
14일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2016년 1월 중국 상하이에 1호점을 낸 허마셴셩은 신선 식품을 직접 매장에서 볼 수도 있고, 구매한 고기와 해산물을 즉석에서 요리할 수 있는 유통 채널이다.
물론 매장을 찾지 않고 스마트폰 앱으로 주문할 수도 있다. 매장으로부터 반경 3㎞ 이내 지역은 30분 내로 무료 배송하는 서비스를 제공해 현지 유통 시장에 새 바람을 일으켰다.
허마셴셩의 매장 수는 불과 3년 만에 150곳을 넘겼다. 올해 안에 2배인 300곳으로 늘리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갖고 있다.
허마셴셩은 농식품부와 aT가 올해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상하이에서 진행하는 한국식품 홍보·판촉 행사인 'K 푸드 페어'에 동참해 우리나라 식품을 전시하고 있다.
지난 11일 찾아간 중국 상하이 싱콩(星空) 광장 인근 허마셴셩 매장도 이처럼 온·오프라인이 결합한 모델이었다.
매장에는 가공식품은 물론이고, 게·바닷가재·새우·오징어 등 살아있는 신선 수산물까지 매장 한편에 대형 수조를 만들어 팔고 있었다. 이들 활어 또한 '30분 배송' 대상이다.
고객이 앱으로 육류, 가공식품, 활어 등을 주문했을 때 직원이 이리저리 물건을 찾으러 다니지 않아도 되는 까닭은 매장 천장에 설치된 자동 레일 덕분이다.
스마트 기기로 전송된 주문을 보고 매장 각 구역에서 담당하는 물건만 레일로 실어 보내면 배송 창고에서 자동으로 모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물건이 선별돼 배송 창고로 모이는 데 10분이 걸리고, 나머지 20분 안에 배송 직원이 오토바이로 물건을 배달한다. 영업 시간인 오전 10시에서 오후 8시까지 이뤄지는 '총알 배송'을 위해 고용한 배달 직원은 매장당 100명에 이른다.
허마셴셩 관계자는 "고객이 매장에 직접 와서 물건을 살 수 있지만, 이후 신뢰가 쌓이면 앱으로만 주문하도록 유도하고 있다"며 "전체 매출 가운데 모바일 앱 매출이 70%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고객이 물건을 받아봤는데 눈으로 본 것과 다르다거나 만족하지 못하면 즉각 환불해준다"며 "배달 직원을 100명이나 두다 보니 인건비가 많이 드는 것은 사실이지만, 직영 푸드코트를 운영한다든가 키오스크(무인결제단말기)를 설치해 비용을 줄이는 식으로 효율화를 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상하이 홍차오 국가회의전람센터(NECC) 내에 입점한 또 다른 허마셴셩 매장은 아예 로봇이 서빙하는 시범 레스토랑 'ROBOT.HE'를 갖췄다.
고객은 테이블마다 있는 QR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인식한 뒤 이를 통해 주문을 넣는다. 그러면 주방과 테이블을 연결하는 레일로 서빙 로봇이 이리저리 움직이며 음식을 갖다 주는 식이다. 식사 과정에서 사람의 손이 꼭 필요한 조리를 제외하고는 주문 접수·서빙·결제 모두 자동화된 셈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허마셴셩과 연계한 온라인 마케팅과 판촉을 벌여 주류, 유제품, 조미료, 라면 등 한국 식품 전반을 알리는 데 힘쓰고 있다"며 "이를 위한 한복 인형이나 선간판 등 각종 판촉 물품도 허마셴셩 측에 제공했다"고 부연했다.
ts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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