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노동당 "어산지는 공익제보자" 미국 송환에 반대

입력 2019-04-12 18:53   수정 2019-04-12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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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노동당 "어산지는 공익제보자" 미국 송환에 반대
어산지 프랑스인 변호사 마크롱 대통령 중재와 佛 정부 보호 요구하기도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영국의 제1야당인 노동당은 런던 경찰에 체포된 '위키리크스'의 설립자 줄리언 어산지(47)가 "공익제보자"라면서 그의 미국 송환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어산지의 프랑스인 변호사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중재자로 나서 어산지에게 보호처를 제공하라고 요구했고, 프랑스 정부는 망명요청이 있다면 검토할 수 있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내놨다.
위키리크스 설립자 어산지 영국서 체포…에콰도르, 보호 철회/ 연합뉴스 (Yonhapnews)
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는 12일(현지시간) 트위터에서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의 잔학행위의 증거를 폭로했다는 이유로 어산지를 미국으로 송환하는 것에 정부가 반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동당의 다이언 애벗 대변인도 BBC 방송에 출연해 정부가 인도적 차원에서 어산지의 송환을 저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애벗 대변인은 "그는 공익제보자"라면서 "그가 폭로한 정보의 대부분은 논란의 여지는 있지만 공공의 이익에 부합하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미국의 어산지 기소는 미군과 정보기관에 대해 그가 폭로한 것들이 매우 당혹스러웠기 때문"이라고 논평했다.

어산지는 미군의 브래들리 매닝 일병이 2010년 3월 이라크에서 정보 분석관으로 근무하면서 빼낸 70만건의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 관련 보고서, 국무부 외교 기밀문서를 건네받아 자신이 설립한 폭로 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Wikileaks)를 통해 폭로했다.
그는 2010년 11월에도 미국 외교 전문 25만건을 공개하면서 미국 정부의 1급 수배 대상이 됐다.
어산지는 이미 미국의 송환요구에 맞서 법정 싸움을 시작했다.
어산지의 소송대리인인 제니퍼 로빈슨 변호사는 어산지가 미국의 송환요구에 "맞서 싸우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런던 웨스트민스터 치안법원은 경찰이 11일 오전 어산지를 런던 주재 에콰도르대사관에서 체포한 직후 그에게 보석조건 위반으로 유죄를 인정, 구금을 명령했다.
법원은 미국의 범죄인 송환요청과 관련해선 다음 달 2일 심리를 여는 한편, 6월 12일까지 미국 정부에 이 사안과 관련한 자료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어산지의 보석조건 위반 형량은 추후 심리가 열려 결정되며 그는 최장 1년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
미국 검찰은 어산지를 이미 기소했으며 영국에 그의 송환을 요구하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어산지의 망명과 관련한 논의들이 이어졌다.
어산지의 프랑스 측 변호사인 주앙 브랑코는 11일 AP통신과 인터뷰에서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중재자로 나서 어산지에게 망명을 허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어산지의 어린 자식 한 명이 프랑스에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프랑스 외무부의 아멜리 드 몽샬랭 유럽 담당 장관은 프랑스 앵테르 방송에 출연해 "우리는 망명을 요구하지 않는 사람에게 그런 조처를 제공하지 않는다"면서도 "그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들어볼 필요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유럽은 공익제보자를 보호하는 특별한 장치들을 갖추고 있지만 프랑스는 어산지로부터 그 어떤 공식요청도 받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이는 어산지로부터 망명요청이 있을 경우 검토해볼 수 있다는 원론적인 입장으로 해석된다.
yongla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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