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경기 상저하고?' 추경 효과·반도체 경기회복이 관건

입력 2019-04-14 07:01  

'올해 경기 상저하고?' 추경 효과·반도체 경기회복이 관건
일각선 경기 둔화 지속 우려…금리동결론 우세 속 연내 인하론도 솔솔



(서울=연합뉴스) 최윤정 김수현 정수연 기자 = 올 초 경기가 예상보다 둔화했지만 점차 개선돼 경기 흐름이 '상저하고'(上低下高)가 될 것이라는 기대는 여전하다.
하반기 국내 경기 흐름을 좌우할 변수는 추가경정예산(추경) 효과와 반도체 경기의 회복 속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주요국 통화정책이 완화적으로 돌아선 가운데 한은도 연내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다만 일각에선 경기 회복세가 약해질 경우 연말 인하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1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우리 경제가 상반기에 전년 동기 대비로 2.5%, 하반기에는 2.8%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한은이 이런 수치를 내놓았던 올 1월보다 최근 대외 여건이 악화해 글로벌 경기 침체 가능성까지 거론되지만 국내 경기의 하반기 반등론은 아직 유효하다는 견해가 많다.
주요 상방 요인 중 하나는 추경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추경 편성을 고려해 최근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을 지난해 10월 제시한 2.6%로 유지하기로 했다. 미국, 일본, 독일 등 주요국 전망을 줄줄이 내린 것과는 대조되는 모습이다.


정부는 이달 국회 제출을 목표로 추경 편성 작업에 나선 상태다. 국회 통과 등 절차를 고려하면 2∼3분기에는 재정이 더 풀릴 공산이 크다.
반도체 경기는 하반기에 나아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씨티는 최근 보고서에서 "경제지표 개선, 최근 아시아 반도체 선행지수 반등 등을 고려할 때 2∼3개월 이후 반도체 산업이 상승 사이클을 재개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D램 수출 물가가 1월 저점을 찍고 2∼3월 하락 폭을 줄여나가 이 같은 전망을 뒷받침하고 있다.
2월 국내 반도체 출하 대비 재고 비율도 전월 대비로 6개월 만에 하락했다. 재고율 하락은 기업 생산품 중 시장에서 팔리는 제품이 늘어난다는 뜻으로, 수요 회복의 신호로 해석된다.
미중 무역분쟁,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등 글로벌 경기 변수가 많은 것이 사실이지만 시장의 우려가 과도하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다수 글로벌 투자은행(IB)은 지난달 미국과 중국의 제조업 구매자관리지수(PMI) 등 지표가 나쁘지 않았다며 글로벌 경기 침체 가능성은 작다고 평가했다.
이 때문에 한은이 연내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국제금융센터는 최근 보고서에서 확장적 재정 정책으로 통화정책의 부담이 줄었다며 "대다수 IB에선 올해 금리동결 기대가 우세하다"고 밝혔다.
다만 추경 규모가 IMF 권고보다 작다는 점은 하반기 경기 반등이 미미하거나 지연될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현재 정부는 추경 규모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7조원 이하로 편성하겠다는 방침이다. IMF가 권고한 9조원보다 작은 수준이다.
강현주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추경 규모가 9조원이라면 올해 하반기 성장률을 0.1%포인트가량 올릴 것으로 추정되는데, 추경 규모가 작아지면 성장률 제고 효과가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경기 회복이 지연될 가능성도 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달 초 연임 1주년 기자단 오찬 간담회에서 반도체 경기를 두고 "아주 최근엔 회복 시기가 늦춰지고 속도도 느려진다는 견해가 나오고 있어서 상당히 우려를 갖고 지켜보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 같은 불안 요인 때문에 일부에선 경기가 '상저하중'과 같은 밋밋한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나아가 한은이 연내 기준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강 연구위원은 "작년 4분기부터 가계대출 증가세가 하향 추세인 데다 물가도 올해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잠재성장률에 가까운 성장세를 유지하지 못할 수 있어 올해 4분기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porqu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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