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 중·고교생 416명 참석…노란 리본 물결
(목포=연합뉴스) 천정인 기자 = "일상에서 잠깐 잊었던 세월호가 다시 생각납니다"
세월호 참사 5주기를 사흘 앞둔 13일 침몰한 세월호가 인양돼 있는 전남 목포신항 앞에는 희생자들을 기리는 추모 분위기로 가득했다.
목포 중·고학생연합회가 이날 주최한 '세월호 참사 목포 지역 학생 추모식'에 참석한 학생 416명은 숙연한 표정으로 추모식장을 가득 메웠다.
목상고등학교 박주경(17) 학생은 "세월호 뒤로 넓게 펼쳐진 푸른 바다가 우리들의 눈물로 보이기도 한다"며 "그 눈물은 5년이라는 세월 동안 차곡차곡 모여 지금의 드넓은 바다를 만들었다"고 추모했다.
그는 "약이 없어 멈춘 시계는 다시 채워 넣어 움직이게 할 수 있지만 2014년 4월 16일에 멈춘 그들의 시간은 어떻게 해야 움직일 수 있을까"라며 "우리가 앞으로 풀어가야 할 숙제"라고 강조했다.
그의 절절한 추모사가 이어지는 동안 다른 학생들은 눈을 감거나 입술을 질끈 깨물며 공감했다.
한자리에 모여있던 학생들은 목포 정명여중 합창단의 추모곡이 나오는 사이 리본 모양으로 자리를 다시 잡았다.
이들은 머리 위로 노란색 풍선을 들어 '인간 리본'을 표현하며 온몸으로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잊지 않겠다'는 다짐과 '진상규명'을 바라는 마음을 꼭꼭 눌러쓴 노란색 엽서와 종이배를 투명함에 넣기도 했다.
추모식에 참석한 목포 홍일고등학교 김호준(17) 학생은 "세월호를 잠깐 잊고 지냈는데 추모제에 오니 다시 사고 당시의 기억이 난다"며 "다른 학생들도 마냥 철없이 지내는줄 알았는데 추모식에 온 것을 보니 의젓하고 대견하다"고 말했다.
목포 지역 학생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 자발적으로 추모식에 찾아온 학생도 있었다.
직접 만든 리본 고리를 추모식장에서 나눠주던 장윤수(18) 학생은 "고3인데 아직도 추모식에 가느냐는 말을 듣고 마음이 아팠다"며 "세월호는 잊지 않아야 할 사건이라는 것을 알리고 싶어서 해남에서 직접 찾아왔다"고 말했다.
그는 "세월호를 기억하는 사람이 많으면 언젠가는 제대로 된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며 "함께 아파했었던 5년 전 그날을 기억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학생 추모식에 이어 다짐대회와 기록전시 등이 펼쳐진 목포신항에는 일반 추모객들의 발길도 끊이지 않았다.
광주에선 이날부터 5·18민주광장에 희생자 분향소가 차려졌고, 청소년 1천500여명의 추모공연 등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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