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쇄 정치이벤트 직후 김일성 생일…軍장성 승진인사·중앙보고대회
(서울=연합뉴스) 김효정 기자 = 북한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김일성 주석의 생일(15일·태양절)을 '집권 2기' 진용을 갖춘 김정은 국무위원장에 대해 충성을 독려하는 계기로 활용하고 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4일 '백 년이 가도 천년이 가도'라는 제목의 정론을 게재, 김일성 주석을 치켜세우면서 "원수님(김정은)의 영도의 자욱자욱은 곧 우리 수령님(김일성)의 영생 실록"이라고 주장했다.
신문은 "김일성 동지에 대한 다함없는 흠모"와 "최고 영도자 동지(김정은)를 공화국의 최고 수위에 변함없이 높이 모신 인민의 강렬한 격정"을 함께 언급, 국무위원장에 재추대된 김정은 위원장의 정통성을 부각했다.
이어 "수령님 세워주신 사회주의 조국 땅 위에 인민의 모든 꿈과 이상이 아름답게 꽃펴나는 천하제일 강국을 반드시 안아올리시겠다는 것이 우리 원수님의 뜻"이라면서 김 위원장의 '유훈관철' 의지를 강조했다.
신문은 지난 2월 말∼3월 초 김정은 위원장의 베트남 방문을 거론하면서 '피로써 맺어진 친선의 역사'를 언급, 김일성 주석 당시의 북·베트남 관계를 상기시키기도 했다. 일종의 '후광효과'를 꾀한 셈이다.
신문은 그러면서 "오늘과 같이 중대한 시련과 난관이 전진도상에 끝없이 겹쳐드는 때일수록 세계가 우러르는 위대한 수령, 위대한 영도자를 모시어 승리는 반드시 우리의 것이라는 확고부동한 신념"을 지니자고 촉구했다.
이날 북한은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박봉주 당 부위원장, 김재룡 내각총리, 리만건·리수용 당 부위원장 등 수뇌부가 자리한 가운데 김일성 생일 107주년 중앙보고대회도 열었다.
김정은 위원장은 불참했지만, 최룡해 상임위원장은 조선중앙TV로 방영된 중앙보고대회 보고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시정연설 내용에 따라 "총돌격전, 총결사전을 과감히 벌여 자력으로 비약하는 사회주의 건설의 일대 앙양기를 열어 나가야 한다"고 독려했다.
그는 "야만적인 제재 봉쇄 속에서도 강국건설의 웅대한 목표를 향하여 뱃심 든든히 전진해 나가고 있는 현실은 위대한 수령님(김일성)께서 마련해주신 경제 군사적 토대가 얼마나 막강한가를 뚜렷히 보여주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북한은 최근 노동당 정치국 확대회의(9일)와 당 전원회의(10일), 최고인민회의(11∼12일)등 나흘간의 '연쇄 정치이벤트'를 통해 당·국가 최고지도부를 새로 정비했다.
김정은 위원장의 12일 시정연설을 통해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의 대내외 국정기조도 공식화했다.
그 직후 북한이 최대 명절로 기념하는 김 주석의 생일이 다가오는 만큼, 이를 통해 김정은 위원장에 대한 충성과 정치적 결집을 이어가려는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이 최고인민회의 연단에서 시정연설을 한 것도 김일성 주석 이후 29년만으로, 할아버지를 직접 연상시키는 행보다.
김 위원장은 김 주석 생일을 앞두고 14일 '당 중앙군사위원회 위원장 명령'을 통해 군 장성 36명에 대한 승진인사도 단행했다고 조선중앙통신 등이 보도했다.
과거 수년간 계급을 오르락내리락했던 박정천 북한군 포병국장이 상장(별 3개)에서 대장(별 4개)으로 진급했다. 김광혁 항공 및 반항공군 사령관, 김명식 해군사령관도 상장에서 대장에 올랐다.
또 장영수, 고인철, 현광호, 리경철 등 33명이 소장으로 진급했다.
kimhyo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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