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부터 기름 유출 농민 피해 자주 발생"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국방부와 지방자치단체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주한미군 송유관이 전북 군산에 매설돼 있다는 시민단체 지적이 제기됐다.
녹색연합은 미국 공군 군산 비행장 유류 운송을 위한 송유관이 매설돼 수십년간 사용돼온 것으로 확인됐다고 15일 밝혔다.
녹색연합이 지역 주민들과 해당 송유관을 관리 중인 주한미군 소속 관계자의 도움을 얻어 조사한 결과, 군산 내항부터 미국 공군 비행장까지 설치됐던 송유관은 1980년대 초 해망동 저장소 폭발 사고로 폐쇄됐다.
이후 외항부터 미국 공군 비행장까지 약 9㎞가 새로 매설돼 37년째 사용 중이다.
녹색연합이 지상으로 드러난 시설물을 추적한 결과 송유관은 3부두에서부터 군장산업단지, 해경 사거리, 열대자 마을 입구, 전주·군산 간 자동차 전용도로 종점부, 인근 하천, 신동 마을을 관통해 비행장 내부로 연결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지역은 2003년부터 기름 유출로 인한 농민 피해가 자주 발생했다고 녹색연합은 전했다.
문제는 국방부와 군산시가 이와 관련한 내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녹색연합은 지적했다.
녹색연합에 따르면 국방부는 1992년 주한미군으로부터 한국종단송유관(TKP) 정보를 넘겨받았다. TKP는 2004년 폐쇄됐고 910㎞에 달하는 남북송유관(SNP)이 새로 건설됐다.
녹색연합은 "국방부는 외항부터 비행장까지 매설된 송유관은 TKP와 전혀 관련이 없다는 얘기만 반복하면서 주한미군에 직접 알아보라고만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매설한 지 60년이 넘는 것으로 추정되는 내항부터 비행장까지 송유관은 어느 곳에 묻혀 있고 어떤 상태인지도 확인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녹색연합은 "정부는 국민 세감으로 막대한 방위비를 분담하면서 피해를 고스란히 국민에 전가하고 있다"며 "정부는 SOFA(주한미군 주둔지위협정) 조항을 개선해 미군 기지 환경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ksw0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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