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스캔들 의혹 실체·판단 놓고 트럼프-민주 공방 2라운드 들어갈듯
트럼프 무죄 입증 주장 반복…"공모 없는데 왜 수사했나"며 민주 등 공격
(워싱턴=연합뉴스) 임주영 특파원 = 미국 법무부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러시아 스캔들' 의혹에 대한 로버트 뮬러 특검의 수사와 관련, 최종 보고서를 18일(현지시간) 의회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15일 밝혔다.
이는 지난달 22일 특검이 수사를 끝내고 보고서를 윌리엄 바 법무장관에게 제출해 바 장관이 4쪽 '요약본'을 의회에 공개한 지 약 3주일여 만이다. 다만 이번 문건은 400페이지 전체 분량 중 일부를 뺀 '편집본'이다.
이에 따라 요약본에는 담기지 않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불리한 정황이나 내용들이 편집본에서 공개될지 주목된다. 이 경우 의혹의 실체와 판단 결과를 놓고 다시 미 정치권의 공방은 격화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케리 쿠펙 법무부 대변인은 이날 "바 장관은 2016년 대선 과정에서 러시아의 개입 여부에 대한 특검 보고서의 편집본을 목요일 오전 의회에 보낼 예정"이라며 "보고서는 의회와 대중에 공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바 장관은 9일 하원 청문회에서 편집본과 관련, 대배심 정보, 정보수집 출처를 노출할 수 있는 정보, 기소를 방해하는 내용, 지엽적 정보 등 민감하거나 불필요한 정보는 일부 수정·삭제될 것이라고 했다.
이번에 최종 보고서가 공개되면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을 비롯한 반(反)트럼프 진영 간 갈등이 다시 불붙을 전망이다. 이번 보고서는 비록 일부 내용이 삭제된 것이라고 해도 특검이 수집한 각종 증거와 법적 판단이 고스란히 담겼기 때문이다.
바 장관은 요약본에서 대선 기간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 공모 의혹이 발견되지 않았으며 트럼프 대통령의 사법방해 의혹에 관해선 특검이 판단을 내리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면죄부'를 받았다며 즉각 환영했지만, 민주당은 바 장관이 임의로 정리한 내용을 믿을 수 없다며 보고서 전체가 공개돼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또 트럼프 대통령에게 '골칫거리'가 될 수 있는 내용이 요약본에 빠졌다는 특검팀 증언을 소개한 언론 보도가 나오면서 축소·왜곡 논란도 불붙었다.
WSJ는 14일 "이번 보고서 공개가 트럼프 임기 중 가장 중대한 순간 중 하나가 될 것이며, 2020년 대통령선거에도 큰 반향을 일으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자신의 무죄가 입증됐다는 주장을 반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뮬러와 법무장관은 이미 특검팀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어떤 공모도, 어떤 (사법) 방해도 없었다고 결론을 내렸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는 사기꾼 힐러리와 민주당 전국위원회, 더러운 경찰과 다른 자들이 저지른 범죄"라며 "조사관들을 조사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고도 성이 풀리지 않았는지 트럼프 대통령은 5시간 뒤 재차 트윗을 올려 지난 대선에서 자신과 맞붙은 힐러리 클린턴과 민주당 진영을 공격했다.
그는 뮬러 보고서가 자신을 증오하고 클린턴을 지지한 "18명의 성난 민주당원"들에 의해 작성됐다면서 "보고서는 2016년 내 대선 캠프에 대해 스파이 활동을 한 사람들과 러시아 사기극을 조작한 다른 사람들에 초점을 맞췄어야 했다"며 "그건 범죄"라고 적었다.
또 "공모가 없었는데 왜 처음에 수사가 있었을까"라며 "정답 - 더러운 경찰들, 민주당원들 그리고 사기꾼 힐러리"라고도 했다.
그간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대선 캠프와 러시아 유착 의혹에 대한 연방수사국(FBI) 수사와 이어진 특검은 대선에서 패한 민주당 측이 누명을 씌워 시작됐으며 여기에 일부 관료가 동조했다고 주장했다.
바 장관도 10일 상원 청문회에 나와 대선 기간 FBI의 트럼프 캠프 인사 수사와 관련해 "스파이 활동이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트럼프 캠프를 겨냥한 정보 활동의 진원지와 행위를 모두 살펴볼 예정"이라고 가세했다.
AP통신은 이날 트윗과 관련, "보고서가 발표될 때까지 워싱턴 정가가 카운트다운에 들어가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수사 결과를 깎아내리기 위한 노력을 강화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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