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토종 선발 중 유일하게 선발승 챙겨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한용덕(54) 한화 이글스 감독은 장민재(29)에게 공개적으로 "미안하다"라고 했다.
포수 최재훈(30)도 14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이 끝난 뒤 "장민재에게 미안하다"라고 말했다.
한 감독은 "가까운 곳에 좋은 투수를 두고 다른 곳에서 선발을 찾은 것"을 사과했고, 최재훈은 "잘 던진 장민재에게 선발승을 챙겨주지 못했다"고 자책했다.
'대체 선발'로 등장해 한화 토종 에이스로 자리매김한 장민재는 사령탑과 포수를 미안하게 한다. 특히 한 감독은 '기량'에서 앞선 장민재 대신 젊은 투수들에게 먼저 선발 기회를 준 것에 미안함을 표했다.
사령탑이 공개적으로 사과할 만큼 장민재는 선발 역할을 충실하게 소화한다.
장민재는 중간계투로 정규시즌 개막을 맞았다. 3월에는 두 차례 중간계투로 나서서 3⅔이닝 6피안타 2실점(평균자책점 4.91)으로 다소 주춤했다.
유망주에게 선발로 나설 기회를 먼저 주기로 한 한 감독은 장민재를 롱릴리프 요원으로 꼽았다.
하지만 김재영, 김성훈, 박주홍, 김민우 등 한 감독이 '선발 투수 자원'으로 꼽은 젊은 투수들은 부상 혹은 부진으로 선발진을 이탈했다.
장민재는 4월부터 선발 투수로 보직을 변경했다. 이후 장민재는 3경기에서 2승 평균자책점 2.20(16⅓이닝 15피안타 5실점 4자책)으로 맹활약했다.
장민재는 빠른 공을 갖추지 못했다. 장민재의 올 시즌 직구 평균구속은 시속 136㎞로, KBO리그 평균(시속 141㎞)보다 5㎞나 느리다. 하지만 다른 구종과의 '구속 차'로 착시 현상을 만든다.
장민재는 시속 120㎞대 포크볼을 매 경기 40% 내외로 섞는다. 110㎞대 느린 커브도 간간이 던진다.
느린 포크볼 혹은 커브 이후 구사하는 시속 130㎞ 중반의 직구는 타자에게 실제보다 빠르게 느껴진다.
한 감독이 더 칭찬하는 건, 장민재의 제구다. 장민재는 7일 롯데 자이언츠전과 14일 키움전에서 무사사구 경기를 했다.
올 시즌 한화 이글스 외국인 투수 두 명(워윅 서폴드, 채드벨)은 8경기에서 50⅓이닝을 합작해 3승(3패)을 챙겼다.
반면 한화 토종 선발진은 11경기에서 49⅓이닝만 소화했고, 단 2승(5패)만 거뒀다. 토종 선발 중 승리를 챙긴 투수는 장민재뿐이다.
장민재는 14일 키움전을 앞두고 "우리 팀 토종 선발들이 고전하고 있는데 나부터 5이닝 이상은 확실하게 막아야 한다"고 했다. 실제로 장민재는 당시 5⅓이닝(6피안타 2실점)을 던졌다.
2016년부터 장민재는 매해 3차례 이상 선발 등판했다. 그러나 주 보직은 중간계투였다.
올 시즌은 다르다. 한용덕 감독은 장민재를 '토종 에이스'로 인정했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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