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두 팀이 1승 1패로 맞선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이 역시 예상대로 '관록과 패기'의 싸움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정규리그 1위 울산 현대모비스와 2위 인천 전자랜드는 울산에서 치른 두 경기에서 1승씩 주고받았고 17일 오후 7시 30분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리는 3차전에 나선다.
1, 2차전에서 드러난 경기 양상을 보면 현대모비스는 베테랑 선수들이 많은 팀답게 '5대 5 상황'에서 자신감을 내보였다.
유재학 현대모비스 감독은 전자랜드에 실점한 상황을 묻는 기자들의 말에 거의 예외 없이 "실책에 이은 속공으로 내준 것"이라며 "5대 5 농구를 하면 우리가 더 자신 있다"고 답했다.
현대모비스는 이번 시즌 정규리그에서 평균 실책이 12.8개로 가장 많았다. 반면 전자랜드는 10.6개로 가장 적은 팀이다.
유재학 감독은 98-95로 이긴 1차전에서도 한때 15점 차까지 앞서던 경기가 막판 접전 양상으로 돌변한 것이 "고비 때 실책이 나오면서 속공 점수를 내줬기 때문"이라며 "상대가 5대5 상황에서 만들어서 득점한 경우는 많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실책에서 이어지는 속공 실점을 줄이고, 5대5 상황에서 경기하는 시간이 늘어나면 경험이 많고 기량 면에서도 한 수 위로 평가되는 현대모비스가 유리할 것이라는 얘기다.
유재학 감독은 15일 2차전을 앞두고도 "지금까지 챔피언결정전에서 만났던 상대 가운데 전자랜드가 최강"이라면서도 '그래도 별로 걱정하는 눈치가 아니다'라는 기자들의 말에 "우리가 조금 더 최강이라서 그렇다"고 전력의 우위에 대한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다.
유재학 감독의 말대로라면 전자랜드로서는 현대모비스의 실책을 끌어내서 수적인 우위를 점하는 속공 상황을 많이 만들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89-70으로 대승을 거둔 2차전에서는 이런 장면이 자주 나왔다.
속공 수에서는 7-6으로 현대모비스가 하나 더 많았지만 실책에서 5-13으로 전자랜드가 훨씬 적었다.
또 유재학 감독의 말처럼 결정적일 때 전자랜드의 스피드가 빛을 냈다.
48-43에서 연속 4득점으로 9점 차로 달아나는 장면에서 속공 2개가 이어졌고, 60-48에서 나온 정효근의 덩크슛 역시 현대모비스의 실책에 이은 속공 상황이었다.
전자랜드 박찬희는 2차전을 마친 뒤 "3쿼터에 치고받는 상황에서 현대모비스 선수들의 백코트가 1차전에 비해 느려진 느낌을 받았다"며 3차전 이후로도 속공으로 계속 밀어붙이겠다고 자신했다.
유도훈 전자랜드 감독 역시 "1, 2차전을 통해 트랜지션 게임에 대한 자신감을 선수들이 갖게 됐다"며 "홈 경기에서 우리 선수들이 잘 했기 때문에 홈 팬들에게 승리를 안기겠다"고 다짐했다.
물론 3차전 이후 경기 양상은 또 바뀔 수도 있다.
정규리그에서는 오히려 현대모비스가 경기당 6.9로 6.2개의 전자랜드보다 더 많은 속공을 했다. 현대모비스 역시 양동근, 이대성에 라건아, 섀넌 쇼터 등이 달리면 빠른 공수전환에서 남부러울 것이 없는 팀이다.
반대로 5대 5 상황이 되더라도 유재학 감독이 2차전 완패 이후 했던 얘기처럼 "힘에서 밀렸다. 공이 자유투 라인 아래로 들어가지를 못했다"고 하는 상황이 반복된다면 오히려 전자랜드의 속공으로 이어지는 좋은 먹잇감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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