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외무 "스카보러서 중국의 대합조개 채취 법적 조처할 것"
(하노이=연합뉴스) 민영규 특파원 =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제도에 있는 티투섬(중국명 중예다오, 필리핀명 파가사)의 영유권을 놓고 중국과 필리핀의 갈등이 고조된 가운데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이달 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양자 회담에서 이 문제를 거론할지 관심사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오는 26∼27일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열리는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국제협력 정상포럼에 참석해 시 주석과 회담할 것으로 알려졌다.
2016년 6월 취임한 두테르테 대통령은 실리외교를 표방하며 친(親) 중국 노선을 펴다가 올해 1월부터 필리핀이 실효적으로 지배하는 티투섬 인근에 대규모 중국 선박이 정박하거나 항해하면서 압박하자 강경 입장을 밝히고 있다.
16일 일간 필리핀스타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살바도르 파넬로 필리핀 대통령궁 대변인은 "시 주석과의 회담에서 국제상설중재재판소(PCA) 판결을 확고히 할지는 두테르테 대통령에게 달려 있지만, 뜨거워진 그 문제가 제기될 것"이라고 말했다.
파넬로 대변인은 "통상적으로 양자 회담에서 주최 측이 모두발언을 하고 나면 초대받은 국가 대표가 원하는 이슈를 제기할 수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필리핀은 2016년 7월 남중국해 대부분에 대한 중국의 영유권 주장에 법적 근거가 없다는 PCA 판결을 끌어냈지만, 그동안 판결 이행을 요구하지 않았다.
필리핀은 자국 배타적경제수역(EEZ) 안에 있지만, 중국이 2012년 강제로 점거한 스카보러 암초(중국명 황옌다오, 필리핀명 파나타그 암초)에서 중국 어선들이 대합조개를 대량으로 채취하는 행위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대응하기로 했다.
현지 ABS-CBN 방송은 지난 15일 "중국 해안경비대의 고속정들이 스카보러 암초에 들어가려는 필리핀 어선들을 쫓아내고 있다"면서 중국의 횡포를 고발하는 뉴스를 내보냈다.
이에 테오도로 록신 필리핀 외무장관은 16일 트위터에서 "최근에 그 같은 일을 포착하고 외교 문서를 보냈다"면서 "법적인 조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youngky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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