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장재 재활용 용이성으로 등급구분…맥주 페트병은 유리병·캔 등으로 전환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페트병 등 포장재를 쉽게 재활용할 수 있도록 재활용 용이성에 따른 등급이 새롭게 마련된다.
환경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포장재 재질·구조개선 등에 관한 기준' 개정안을 확정해 17일 고시한다고 16일 밝혔다.
개정안은 페트병 등 9개 포장재의 재질·구조를 재활용 용이성에 따라 등급으로 구분하고 업계에 혜택을 제공하는 내용을 담았다.
포장재는 제품의 수송·보관·사용 등 과정에서 제품 품질 보전 등을 위해 사용되는 포장 재료나 용기를 일컫는다. 9개 포장재는 페트병, 종이팩, 유리병, 철 캔, 알루미늄 캔, 합성수지 단일재질 용기·트레이류 등이다.
환경부는 국내 재활용 여건과 외국 사례 등에 대한 연구용역, 업계와 전문가 의견 수렴 등을 거쳐 9개 포장재의 재활용 등급 기준을 기존 1∼3등급에서 '최우수'·'우수'·'보통'·'어려움' 등으로 바꿨다.
기존 1등급은 '최우수'·'우수'로 세분화하고 '보통'을 신설했다. 2∼3등급은 '어려움'으로 통합했다.
환경부가 지난해 5∼7월 37개사의 페트병을 조사한 결과 출고량 기준으로 1등급이 18.5%(3만9천490t), 2등급이 71.7%(15만2천895t), 3등급이 9.8%(2만741t)였다.
개정안은 페트병의 경우 재활용을 쉽게 하려면 몸체가 무색이고 라벨은 쉽게 제거될 수 있는 재질·구조로 생산돼야 한다는 점을 등급 기준에 반영했다.
우수 이상의 등급을 받으려면 소비자가 라벨을 손쉽게 제거할 수 있도록 절취선 등을 도입해야 한다.
소비자가 분리 배출하지 않은 라벨은 재활용 세척공정에서 쉽게 제거되도록 물에 뜨는 재질과 열알칼리성 분리 접착제만 사용하고 바르는 면적은 최소화해야 한다.
환경부는 접착제를 사용하지 않으면서 물에서 분리될 수 있는 라벨을 사용하는 페트병에는 최우수 등급을 부여해 업계에 혜택을 줄 계획이다.
이번 개정안과는 별도로 재활용을 어렵게 하는 유색 페트병과 라벨의 일반접착제 사용을 원천적으로 금지하도록 관련 법령을 올해 하반기에 개정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 음료·생수병용으로 생산되는 페트병은 유색에서 무색으로, 라벨의 일반접착제는 비접착식 또는 열알칼리성 분리 접착제 방식으로 단계적으로 전환할 것으로 환경부는 기대했다.
다만, 제품 품질 보존을 위해 무색으로 바꾸기 어려운 맥주를 담은 페트병은 유리병이나 캔 등 대체품으로 전환하되 구체적인 계획은 올해 하반기에 마련할 예정이다.
최민지 환경부 자원재활용과장은 "제조 단계에서부터 재활용이 쉽게 되도록 생산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번 개정안으로 재활용이 쉬운 포장재가 많이 생산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환경부는 올바른 재활용품 분리배출 문화가 정착할 수 있도록 시민사회,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교육·홍보 활동을 벌일 계획이다.
특히 이달 안에 수도권 기초지자체 주택단지 5곳을 선정해 다음 달부터 지역의 분리배출 실천운동가 500여 명이 직접 주민에게 배출 요령을 안내하는 방안을 추진할 방침이다.
ksw0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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