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당서 포문 연 뒤 "검토 필요·바람직한 일" 발언 이어져
"본인 의지 중요" 관측…청와대는 "출마 가능성 작아" 선 그어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차지연 기자 = 여권 내에서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의 '총선 차출론'이 번지고 있다.
21대 총선 최대 승부처인 부산·경남(PK)에 '최대어' 조 수석을 투입해 승기를 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해 6·13 지방선거 부산·울산·경남 지역에서 광역단체장을 싹쓸이하는 대승을 거뒀지만, 최근 민심 흐름은 좋지 않아 고민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조 수석이 고향인 부산에 출마하면 PK는 물론, 전체 총선의 분위기가 달라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다.
조 수석이 PK가 아닌 민주당의 또 다른 '험지'인 서울 강남지역에 출마하는 것도 파급력이 만만찮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당내 '희망' 정도로 언급되던 조 수석 차출론을 공식화한 것은 민주당 부산시당 위원장인 전재수 의원이다.
전 의원은 지난 11일 연합뉴스 통화에서 "민주당 부산시당에서 인재영입 가이드라인을 부산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국정 운영 경험이 풍부한 사람으로 정했다. 이 기준에 맞는 대표적인 인물이 조국 수석"이라며 "공식·비공식적으로 청와대에 당 지도부에 이런 뜻을 전달하고 협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후 민주당 핵심 관계자들의 관련 발언이 이어지고 있다.
홍영표 원내대표는 16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조 수석 차출론에 대해 "저는 그런 가능성에 대해서는 검토를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 수석의 총선 출마가 당을 위해 필요하다는 점을 인정한 것이다.
박광온 최고위원은 불교방송 라디오 '이상휘의 아침저널'에서 조 수석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민주당 또는 청와대에 있는 가용 가능한 자원들이, 국민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는 그런 기준을 가진 분들이 나서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한 의원은 "조 수석은 총선에 나갈 것이다. 투입해야 한다"며 "다만 조 수석 정도로 전국적인 인지도가 있는 사람이 벌써 나갈 필요는 없다. (총선을 앞두고) 막판에 나가도 괜찮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 수석의 총선 출마는 전적으로 본인의 의지에 달린 만큼 '차출'이라는 표현이 적절치 않다는 지적도 있지만, 그럼에도 조 수석의 출마 필요성을 부인하는 분위기는 아니다.
이해찬 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선거는 '차출'하는 것이 아니다. 본인이 정치적 의지를 가지고 정치를 하겠다면 하는 것"이라며 "저도 정치를 오래 했지만 '차출' 그런 표현은 적절치 않고 본인의 의지가 있느냐, 없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이 대표의 발언에 대해 "조 수석 본인의 의지가 중요하다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 관계자는 "제 개인적으로 조 수석이 총선 출마 뜻을 밝히면 당으로서는 당연히 환영이라고 본다"고 의견을 밝혔다.
다만, 청와대에서는 조국 민정수석의 총선 차출론은 전혀 논의된 바가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의 조 수석 차출 가능성 언급에 대해 "홍 원내대표의 개인적인 의견이 아니겠나"라며 "청와대 내에서 이와 관련한 얘기가 나온 적은 없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조 수석은 그동안 주변에 학계로 돌아가겠다는 뜻을 밝혔던 것으로 안다"며 "사견이지만 총선 출마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조 수석은 올해 초 출마설이 불거졌을 당시 연합뉴스 통화에서 "정치를 할 의사도 능력도 없다. 임무를 마친 후 반드시 학교로 돌아간다"라고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청와대 참모진들 사이에서는 조 수석이 본인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결국 부산 지역 선거에 차출될 수 있다는 관측도 조심스레 흘러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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