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선수들은 2009년부터 4월 15일에 열리는 모든 경기에 등 번호 42번을 달고 뛴다.
메이저리그 최초의 흑인선수인 재키 로빈슨(1919-1972)을 기리기 위해서다.
로빈슨은 1947년 4월 15일 백인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메이저리그에 흑인선수로는 최초로 등장했다.
그는 당시 브루클린 다저스(현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홈구장 에베츠 필드에서 열린 시즌 개막전에서 다저스의 2번 타자 1루수로 출전했다.
이후 로빈슨은 인종차별, 편견과 당당히 맞섰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1997년 그의 등 번호 42번을 역대 최초로 전 구단 영구 결번으로 정했다. 그리고 메이저리그 선수들은 2009년부터 로빈슨이 처음으로 등장한 4월 15일에 그의 등 번호를 달고 뛴다.
올해는 로빈슨의 탄생 100주년을 맞아 로빈슨 데이의 전통이 더욱 특별하게 이어졌다.
선수들은 모두 42번의 배번은 물론, 특별 패치를 달고 경기에 임했다.
올 시즌 복귀전을 치른 다저스의 에이스 클레이턴 커쇼(로스앤젤레스 다저스), 한국인 메이저리거 추신수(텍사스 레인저스), 지독한 슬럼프를 깨고 올 시즌 첫 홈런을 쏘아 올린 크리스 데이비스(볼티모어 오리올스) 등 이날 모든 메이저리그 선수들은 42번을 달고 뛰었다.
부상자 명단에 오른 류현진(다저스)도 다르지 않았다. 그는 로빈슨 데이 기념 셔츠를 입고 불펜 피칭을 했다.
의미 있는 행사도 많았다. 로빈슨의 미망인인 레이철 여사와 딸 샤론, 아들 데이비드 씨는 다저스타디움을 찾아 시구했다.
커쇼는 다저스 재단과 협력해 캘리포니아주 컴프턴에 로빈슨을 기리는 야구장을 만들기로 했다.
슈퍼스타 브라이스 하퍼(필라델피아 필리스)는 로빈슨이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재학 시절 달았던 28번을 야구화 밑에 새기기도 했다.
그는 이날 각종 야구 장비를 UCLA의 상징인 노란색과 파란색으로 꾸며 눈길을 끌었다.
로빈슨 카노(뉴욕 메츠)도 로빈슨을 기리는 각종 장비를 따로 준비했다. 카노는 "로빈슨은 우리를 위해 많은 장벽을 깨뜨리고 길을 닦았다. 당신을 존경한다"고 추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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