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유영준 기자 = 이스라엘 비판 발언으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으로부터 집중 비난을 받는 민주당 초선의원 일한 오마르 하원의원(미네소타)의 미국 내 인기가 상승하고 있다.
또 처음 이스라엘 로비세력 비판 발언으로 공화당은 물론 같은 민주당 내에서도 집중 비난을 받았던 오마르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를 통해 그를 거듭 비난하면서 이제는 민주당 내에서도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을 비롯한 상당수 의원이 오마르 의원에 지지를 나타내고 있다.
오마르 의원을 중심으로 민주당 내 반트럼프 전선이 결속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초기 민주당 동료의원들이 그의 발언을 반유대적인 것으로 비난했던 당시와 비교하면 상당한 변화라고 의회 전문매체 더힐은 지적했다.
미 의정 사상 처음으로 의회에 진출한 2명의 무슬림 여성의원 가운데 한 사람인 오마르 의원은 미국 정계를 장악해 온 막강한 친 이스라엘 세력과의 고독한 싸움에서 예상을 뒤엎고 자리를 잡아가는 양상이다.
의회 내 흑인 의원들의 모임인 블랙 코커스(CBC)의 캐런 배스 의장(민주, 캘리포니아)은 15일 최근 9/11 테러와 관련한 오마르 의원의 발언과 관련, 그가 앞서 반유대적인 것으로 비난받은 발언에 대해 사과한 바 있으나 '이번은 경우가 다르다'고 트럼프 대통령의 비난을 반박했다.
역시 CBC 소속인 마르샤 퍼지 의원(민주,오하이오)도 "9/11 이후 무슬림들이 미국 내에서 끔찍한 취급을 당했다는 그의 발언은 사실"이라고 옹호했다.
하원 국토안보위원회의 베니 톰슨 위원장(민주, 미시간)은 워싱턴과 출신지인 미네소타에서 취해지고 있는 오마르 의원에 대한 신변 보호조치를 점검하도록 지시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이 의원의 생명을 위험에 빠트리고 있다고 비난했다.
연방선거위원회(FEC)에 제출된 정치후원금 보고서에 따르면 오마르 의원은 올 첫 3개월간(1~3월) 83만2천 달러(약 9억원)를 모금한 것으로 허프포스트가 15일 전했다. 기부자들 가운데 약 절반은 200달러 미만의 소액기부자들이었으며 63만1천 달러는 민주당 온라인 모금 플랫폼인 '액트 블루'(ActBlue)를 통해 이뤄졌다.
보고서에 따르면 오마르 의원의 모금액은 1분기 중 하원 민주당 의원 가운데 최고수준 가운데 하나로 나타났다.
민주당의 같은 초선 하원의원인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의원(뉴욕)은 지난 3월 28일 오마르 의원에게 2천 달러를 기부했으며 줄곧 그를 지지해오고 있다.
민주당 하원 원내총무인 제임스 클라이번 의원(사우스캐롤라이나)도 1천 달러를 기부하면서 당내에서 줄곧 그를 지지해오고 있다.
오마르 의원은 처음 유대 로비세력을 비판했다 공화당은 물론 민주당 내에서도 비판에 시달리면서 결국 사과 발언을 내놓아야만 했다.
민주당은 오마르 의원의 발언을 계기로 반유대 발언을 규탄하는 결의안을 통과시키려 했으나 초선의원을 비롯한 당내 이견으로 '모든 증오 발언을 규탄하는' 결의안으로 바꿔 가결됐다.
겁 없는 초선의원의 거침없는 행보가 친 이스라엘 일변도의 관행에 젖어온 미국 정계 분위기를 바꿔가고 있는 양상이다.
yj3789@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