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6일 방북해 북한 지도부 면담…"美, 대북 경제협력에 지나치게 가혹"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북한 지도부는 러시아에서 일하는 자국 노동자들의 지속적 체류를 희망하고 있다고 북한을 방문하고 돌아온 러시아 하원 대표단이 16일(현지시간) 밝혔다.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하원 대표단의 일원으로 방북했던 사회주의 계열 '정의러시아당' 소속 페도트 투무소프 의원은 이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에 따르면 그들(북한 노동자들)은 (올해 말까지) 떠나야 한다"면서 "이는 몹시 어려운 문제다"라고 지적했다.
투무소프 의원은 북한의 해외 노동자들은 북한이 경제·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수단 가운데 하나라면서 "북한은 (자국) 노동자들에게 계속 일자리를 제공해주길 바란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투무소프 의원은 "북한은 안보리가 내세운 주요 요구들을 이행했다"면서 하지만 미국이 북한과의 경제협력 문제에서 지나치게 가혹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안보리는 지난 2017년 12월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장거리 미사일 '화성-15형' 발사에 대한 응징으로 북한 해외 노동자들을 2019년 말까지 모두 송환시키도록 규정한 대북 제재 결의 2397호를 채택한 바 있다.
이에 앞서 같은 해 9월에는 북한의 6차 핵실험 및 탄도미사일 발사와 관련, 북한 노동자에게 신규 노동허가증 발급을 금지하고 기존 계약에 따라 일하는 노동자는 계약 기간 만료 시 이를 연장하지 못하도록 하는 대북 제재 결의 2375호를 채택했다.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북한 주재 러시아 대사는 지난해 11월 자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안보리 결의 이행으로 한때 3만4천명에 달했던 러시아 내 북한 노동자 수가 지속해서 감소해 1만1천명까지 줄었다고 밝힌 바 있다.
러시아는 안보리 결의 준수 차원에서 원칙적으로 올해 말까지 북한 노동자들을 모두 본국으로 돌려보낸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북한은 러시아 측과의 접촉에서 자국 노동자들의 지속적 체류 방안을 검토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역시 러시아 하원의 방북 대표단에 속했던 공산당 소속 카즈벡 타이사예프 의원은 방북 기간 러북 국경인 두만강을 가로지르는 자동차 전용 다리 건설 문제를 협의했다면서 다리가 건설되면 양국 모두에 유익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두만강 자동차 교량 건설 사업이 이미 오래전부터 논의돼 왔으나 재원 부족으로 중단됐다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러시아 여당인 통합 러시아당 원내 대표이자 하원 부의장인 세르게이 네베로프가 단장을 맡은 러시아 하원의 방북 대표단은 12~16일 평양을 방문하고 돌아왔다.
대표단의 방북은 공식적으로 '러·북(소·북) 경제·문화협력협정' 체결 70주년에 맞춘 것이다.
대표단은 방북 기간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리수용 노동당 국제담당 부위원장, 임천일 외무성 부상 등을 만나 양국 협력 문제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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