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노조 "총장 사퇴하고 학생에게 사죄해야"
(대전=연합뉴스) 한종구 기자 = 충남의 한 대학 총장이 학교 운영을 비판한 학생들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16일 전국대학노조 금강대 지부에 따르면 송희연 금강대 총장은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이 대학 학생비상대책위원회를 고소했다.
대학 측은 지난해 대한불교 천태종 산하 사찰 160여곳에 금강대 학생비상대책위원회 명의로 보내진 '승복으로 사리사욕을 감출 수 없습니다'라는 제목의 서신이 대학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생들은 서신에서 직원 부정 채용 의혹과 학제 개편의 불합리성 등을 주장하며 대학의 정상화를 위해 일부 보직자들이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학교 측은 심각한 해교 행위라며 법과 학칙에 따라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고소 절차를 밟았다.
이에 총학생회, 직원노조, 교수협의회 등은 학생에 대한 고소를 취하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교수협의회는 성명을 통해 "학교 당국이 교내에 게시되는 학교 구성원들의 내부 비판을 문제 삼아 게시자를 색출하여 징계하겠다고 하는 것은 문제의 본질은 외면하고 구성원의 입에 재갈을 물리려는 비민주적인 행태"라고 비판했다.
전국대학노조 금강대 지부 관계자도 "학교 당국이 자정 능력을 상실한 채 학교를 비판한 학생을 총장이 고소하기에 이르렀다"며 "비리와 부당함에도 침묵하고 외면하는 학생만을 양성하려는 총장과 보직자는 당장 사퇴하고 학생에게 사죄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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