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탄 문화재 복원 경험 풍부한 이탈리아 "노트르담 복구 지원"

입력 2019-04-16 19:58  

불탄 문화재 복원 경험 풍부한 이탈리아 "노트르담 복구 지원"
"화재로 전소됐던 라페니체·토리노 대성당 되살린 노하우 전할 것"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화재로 전소된 주요 문화재를 부활시킨 경험이 풍부한 이탈리아가 화마가 할퀸 프랑스 파리의 '상징' 노트르담 대성당의 복구에 힘을 보태겠다고 손을 내밀었다.



이탈리아 문화부 산하 문화유산안전청(Mibac)의 파비오 카라페짜 구투소 청장은 16일 ANSA통신에 "이탈리아의 (문화재 화재 복구) 경험을 기초로 노트르담 대성당의 안전 확보와 재건을 위해 우리의 복원 전문가들이 프랑스 당국과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며 "우리의 경험과 기술을 동원해 조속히 복구 작업에 참여할 것을 약속한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로서는 노트르담 대성당의 피해 정도를 정확히 가늠하기 어렵지만, 유감스럽게도 손상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탈리아가 이번 노트르담 대성당과 유사한 방식으로 화재에 휩싸인 2건의 주요 문화재를 최근에 복구한 경험을 지니고 있는 만큼 적지 않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구투소 청장이 언급한 문화재는 베네치아의 유서 깊은 오페라극장 라페니체(La Fenice), 예수가 십자가에서 처형된 직후 입은 수의로 추정되는 성의(聖衣)가 보관된 곳인 토리노 대성당이다.



1836년에도 화재로 손상을 입은 적이 있는 라페니체는 1996년 1월, 내부 공사 중 발생한 화재로 인해 골조만 남긴 채 내부가 완전히 소실돼 베네치아 시민들과 이 극장을 사랑하는 수많은 예술가, 문화 애호가들을 비통함에 빠뜨렸다.
추후 조사 결과 당시 화재는 공사 지연에 불만을 품은 근로자가 저지른 방화로 드러나면서 더 큰 충격을 주기도 했다.
라페니체는 이후 테너 루치아노 파바로티, 영화감독 우디 앨런 등 이 극장을 사랑하는 다수의 유명 인사들이 후원에 동참한 가운데 7년 만에 인테리어와 음향 등의 측면에서 더 아름답고, 훌륭한 극장으로 복원돼 이탈리아어로 '불사조'를 뜻하는 이름에 걸맞은 위용을 뽐내고 있다.



라페니체에서는 작년 10월에도 기술조정실에서 전기합선으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했으나, 소방 당국의 발빠른 진화로 피해가 거의 나지 않았고, 이에 극장 측은 "과거의 화재에서 얻은 교훈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이탈리아 북서부 토리노에 17세기에 건축된 토리노 대성당은 1997년 4월에 복원 작업을 위해 비계가 설치됐던 목제 천장 부근에서 발생한 불로 내부가 전소되는 피해를 입었다.



다행히 성당 안에 보관돼있던 예수의 성의는 소방관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중앙 제단 뒤에 있던 성물함의 3중 방탄유리를 도끼로 부수고 꺼내는 데 성공함에 따라 화를 면했다.
이탈리아 문화부는 지난한 작업 끝에 토리노 대성당의 내부를 다시 되살려 작년 9월 복원 완료를 기념하는 행사를 열었다.
구투소 청장은 "두 건물에서 발생한 당시 화재는 대리석까지 녹을 만큼 피해가 컸지만, 복원 공사 끝에 라페니체는 다시 아름다움으로 빛나고 있고, 토리노 대성당은 토리노 시와 시민들의 품으로 되돌아 갔다"며 "이 두 사례는 노트르담도 복구가 가능하다는 것을 잘 보여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노트르담 복구는 매우 복잡한 작업이 될 터이지만, 가톨릭의 보물인 이 대성당을 프랑스인들과 인류 모두에게 되돌려주기 위해서라도 복구에 빠르게 착수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ykhyun1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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