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사 전화연결에서 아무 근거없이 "프랑스판 9·11" 주장도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세계를 충격에 빠뜨린 프랑스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 화재의 원인을 둘러싸고 인터넷에 근거없는 음모론이 떠돌아다니고 있다고 CNN이 16일(현지시간) 지적했다.
CNN은 '노트르담 음모론으로 넘쳐나는 인터넷'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극우성향 음모론 사이트를 비롯해 여러 메시지 게시판, 유튜브 채널 등에 정체불명의 음모론과 가짜뉴스가 돌아다니고 있다고 전했다.
가장 유명한 것이 극우성향 음모론 사이트로 알려진 '인포워스'(InfoWars)라고 CNN은 전했다.
인포워스가 노트르담 화재는 분명히 누군가 고의로 불을 지른 방화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는 것이다. 이 사이트는 극우파 음모론자 알렉스 존스의 포스팅으로 유명해졌으며, 페이스북 등은 인포워스 계정을 삭제한 바 있다.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인 파리 검찰은 지금까지 방화로 볼 만한 정황을 발견하지 못했으며 실화일 가능성이 크다는 입장을 밝혔다. 불이 첨탑 개보수 과정에서 일어난 것으로 대다수 언론은 전하고 있다.
그럼에도 소셜미디어에는 지속해서 음모론이 확산하고 있다.
CNN이 운영하는 것처럼 가장한 한 트위터 가짜 계정에는 "노트르담 화재는 테러리즘에 의해 초래된 것"이라는 주장이 돌아다녔다. CNN이 항의하자 트위터 측은 해당 계정을 삭제했다.
'4챈'(4chan)이라는 인터넷 메시지 게시판에도 비슷한 음모론이 나붙었다.
가톨릭 교회에 대한 신성모독 등 별 관련없는 과거 기사를 갖다 붙여놓고 노트르담 화재가 고의적 행위라는 가설을 만든 가짜뉴스도 횡행하고 있다고 CNN은 지적했다.
심지어 가짜뉴스에 대처하기 위해 만든 한 유튜브 채널에 노트르담 화재와 9·11 테러를 연관시키는 내용을 짜깁기한 흔적도 발견됐다. 유튜브 측은 알고리즘 상에서 오류가 있었던 것 같다고 해명했다.
방송에서도 근거없는 억측이 난무해 진행자가 이를 저지하는 사례도 나왔다.
폭스뉴스는 앵커 셰퍼드 스미스가 파리 근교 뇌이쉬르센 시장이자 미디어 비평가인 필리페 카르센티를 전화연결로 불러냈는데, 카르센티가 아무런 근거없이 "이번 사태는 9·11과 같다. 프랑스판 9·11이다"라고 거듭 주장하자 스미스는 "화재 원인에 대한 아무런 정보가 없는 주장"이라며 중간에 연결을 끊어버렸다.
oakchu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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