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불혹의 교타자 박용택(40·LG 트윈스)이 프로야구 최초로 2천400안타 고지를 밟았다.
박용택은 16일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서 연장 11회 초 1사 만루에서 7-2로 달아나는 2타점 중전 적시타를 날려 대망의 2천400번째 안타를 장식했다.
2002년 데뷔해 한 팀에서만 18시즌을 뛰며 쌓은 금자탑이다. 활화산 같은 타격을 펼친다고 해 붙은 '용암택'이라는 애칭처럼 박용택의 안타 행진은 용암만큼 뜨겁다.
이 안타로 박용택은 통산 최다안타 2위 양준혁(2천318개)과의 격차를 더욱 벌렸다.
현역 최고령 타자로 박용택보다 1년 앞서 프로에 데뷔해 통산 최다 안타 3위(2천166안타)에 자리한 박한이(40·삼성 라이온즈)와의 차이도 234개로 늘렸다.
박용택은 2009년부터 2018년까지 10년 연속 타율 3할을 쳤다. 8차례 한 시즌 안타 150개 이상을 때리는 등 작년까지 연평균 안타 140개를 터뜨린 교타자다.
KBO리그보다 한참 앞선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선 16일 현재 126명이 통산 2천400안타를 달성했다.
통산 2천 안타 이상을 치면 '명구회' 입회 자격을 주는 일본프로야구에선 통산 최다안타 1위인 한국인 장훈(3천85개)을 비롯해 11명이 2천400안타를 넘었다.
박용택은 누구에게 뒤지지 않을 만큼 타격을 열심히 연구하는 타자 중 한 명이다. 후배 손아섭(롯데 자이언츠)의 파워풀하면서도 정교한 스윙을 부러워하며 자신만의 스윙으로 연마하는 등 변화를 주저하지 않는다.
타격을 향한 박용택의 관심은 나라 밖으로도 향한다. 최근에는 54타수 연속 무안타로 메이저리그 불명예 기록의 주인공이 된 크리스 데이비스(볼티모어 오리올스)에게도 연민을 느끼기도 했다.
박용택은 "타자들은 10타수 이상 연속으로 안타를 치지 못하면 멘털이 완전히 무너진다"며 "뻔히 보이는데도 그라운드 안쪽으로 타구를 보낼 수 없는 상태에 이른다"고 위축된 타자들의 심리를 설명하기도 했다.
박용택은 자신의 연속 무안타 기록이 15타수를 넘지 않을 것으로 기억을 더듬었다. 그는 안간힘을 써 바가지 안타로 무안타 침묵을 깬 뒤 다시 안타 행진을 이어왔다고 돌아봤다.
올 시즌 전 LG와 2년간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하고서 내년 시즌 후 LG 유니폼을 입고 은퇴하기로 결정한 박용택은 앞으로 통산 최다 경기, 최다 타석에서 1위에 도전한다.
박용택은 2천93경기에 출전해 역대 최다 경기 출전에서 6위를 달린다. 1위인 정성훈(2천223경기)에게 130경기 뒤진다.
그는 올 시즌 LG가 치른 20경기 중 18경기에 출전했다. 타격 감각을 지금처럼 유지하고 다치지 않는다면 내년이면 이 기록도 갈아치울 수 있다.
통산 최다 타수(7천787타수) 1위인 박용택은 통산 최다 타석 1위도 넘본다. 그는 양준혁(8천807타석)에 이어 2위(8천756타석)를 달려 이달말 또는 다음달 초면 새로운 1위로 등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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