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음표 달린 홍상삼 선발 등판…배영수가 뒤에서 버틴다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KBO리그 두산 베어스 김태형 감독은 선발투수 이용찬(30)이 햄스트링 부상으로 빠지자 깜짝 대체 카드를 꺼내 들었다.
올 시즌 1군에서 단 한 번도 뛰지 않은 홍상삼(29)을 17일 SK 와이번스전 선발투수로 예고했다.
홍상삼은 2013년까지 두산의 핵심 투수로 활약했지만, 특유의 제구 문제로 내리막길을 걸었다. 2014년 팔꿈치 수술을 받은 영향도 컸다.
김태형 감독이 제구 문제가 있는 홍상삼을 선발투수로 낙점한 까닭은 든든한 롱릴리프가 있기 때문이다. 베테랑 투수 배영수(38)다.
배영수는 올 시즌 우여곡절 끝에 두산에 합류해 마지막 불꽃을 태우고 있다.
그는 복귀전인 2일 kt 위즈와 홈경기에서 1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고 5일 NC 다이노스전, 12, 13일 LG전에서도 호투를 이어갔다.
그는 올 시즌 4경기에서 6⅓이닝을 던져 2자책점, 평균자책점 2.84의 안정적인 모습을 보인다.
김태형 감독은 "홍상삼이 일찍 무너지면 배영수나 이현호를 투입하면 된다"라며 "특히 배영수는 날씨가 따뜻해지면 선발 기회를 잡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배영수는 불과 수개월 전까지 은퇴의 갈림길에 서 있었다.
한화 소속이던 지난해 6월 LG전을 끝으로 세대교체 기류에 밀려 등판 기회를 잡지 못했다. 결국 팀에서 방출됐다.
배영수는 포기하지 않았다. 그는 끊임없이 단련했다. 특히 하체 훈련을 열심히 했다. 매일 자전거를 타며 하체의 힘을 유지했다.
배영수는 "베테랑 투수들에겐 팔보다 하체가 더 중요할 수도 있다"라며 "지금도 매일 일정한 시간을 하체 훈련에 쓴다"고 말했다.
보통 투수들은 은퇴 시기가 가까워지면 하체 근력이 떨어져 몸의 밸런스가 흔들리는 현상을 겪는다.
기교파 베테랑 투수들에겐 타격이 크다.
배영수가 집중적으로 하체 훈련을 하는 것도 같은 이유 때문이다.
그는 직구 최고 구속이 전성기보다 시속 10㎞ 이상 떨어졌지만, 성실한 자기 관리로 날카로운 제구력을 유지했고, 올 시즌에도 꾸준한 모습을 보인다.
배영수는 "지금은 어떤 보직이든 맡은 위치에서 내가 가진 모든 힘을 짜내야 한다"라며 "혼신의 힘을 다해 공을 던지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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