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랜드 로드·현대모비스 함지훈 상대 물량 공세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1승 1패로 팽팽히 맞선 울산 현대모비스와 인천 전자랜드의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에서 3차전 이후 특정 포지션의 '인해 전술'이 예상된다.
현대모비스는 외국인 선수, 전자랜드는 국내 빅맨 자리에서 상대보다 수적인 우위를 앞세워 경기 주도권을 놓치지 않겠다는 전략이다.
먼저 외국인 선수 부문에서 현대모비스는 처음부터 '3-2'로 한 명이 더 많은 입장이었다.
이는 한국 국적을 취득한 라건아를 이번 시즌 영입하는 팀은 라건아 외에 외국인 선수 2명을 더 영입할 수 있는 규정 때문이다.
라건아의 백업으로 아이라 클라크를 보유하고 있는 현대모비스는 1, 2차전에 이 둘을 번갈아 쓰면서 찰스 로드 혼자 골밑에서 버티는 전자랜드를 공략했다.
전자랜드 유도훈 감독은 1차전 4쿼터에 장신 외국인 선수인 로드 대신 단신의 기디 팟츠를 주로 기용한 것에 대해 "저쪽은 라건아와 클라크가 둘이서 뛰기 때문에 로드를 쉴 수 있을 때 쉬게 해줄 필요가 있기 때문"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런데 전자랜드로서는 '설상가상'으로 팟츠가 2차전 4쿼터 초반에 어깨를 다쳐 17일 3차전 출전이 불투명해졌다.
외국인 선수의 수가 '3-2'에서 '3-1'로 격차가 더 벌어졌다. 특히 현대모비스의 단신 외국인 선수 섀넌 쇼터는 키가 185.9㎝로 단신 상한선인 186㎝를 꽉 채워 골밑 수비까지 가능한 선수다.
일부 팬들은 현대모비스의 문태종 역시 아버지가 미국인이라 외국인 선수 수가 사실상 '4-1'이라는 의견을 내놓기도 한다.
로드가 2차전에서 31점, 15리바운드로 펄펄 날아 팀 승리를 책임졌지만 라건아와 클라크에 쇼터까지 돌아가며 출전할 현대모비스의 '물량 공세'가 부담스럽다.
물론 현대모비스는 장신에 해당하는 라건아와 클라크를 동시에 기용할 수는 없다. 외국인 선수 2명이 동시에 뛰는 쿼터에 한해 '라건아-쇼터' 또는 '클라크-쇼터' 조합만 가능하다.
반면 국내 빅맨 쪽에서는 전자랜드가 '인해 전술'로 나올 수 있다.
전자랜드는 강상재(200㎝), 정효근(202㎝), 김상규(201㎝)에 지난달 상무에서 전역한 이대헌(197㎝)까지 기용이 가능하다.
이에 맞서는 현대모비스는 이종현(203㎝)이 정규리그 도중 부상으로 시즌 아웃되면서 사실상 함지훈(198㎝) 혼자 골밑에 남았다.
김동량(198㎝)이 있지만 1, 2차전에 벤치만 지켰고, 궂은일에 능한 배수용(194㎝)은 높이가 부족하다.
전자랜드는 무엇보다 지난달 전역, 창원 LG와 4강 플레이오프부터 '깜짝 활약'을 펼치는 이대헌을 함지훈에게 붙이면서 재미를 보고 있다.
함지훈은 2차전에서 3점, 7리바운드에 그쳤고 이대헌은 14점, 4리바운드, 3스틸로 펄펄 날았다.
유재학 감독은 1차전에 앞서 이대헌에 대한 질문을 받고는 "그 자리에 선수가 3명 있던 것이 4명으로 늘어난 정도"라고 답했지만 3차전 이후로는 그 네 번째 선수인 이대헌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게 됐다.
또 전자랜드는 장신 포워드들을 동시에 기용하며 현대모비스 가드 양동근, 이대성을 상대로 포스트업 공격이나 수비를 맡기는 '미스 매치'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강점을 극대화하고, 상대 단점은 더욱 집요하게 물고 늘어져야 하는 단기전에서 과연 이런 포지션의 불균형이 어떤 변수로 작용할 것인지 KBL 최고의 지략가로 통하는 유재학, 유도훈 두 사령탑의 두뇌 싸움이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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