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유인원·식(食)은 생(生)이다
(서울=연합뉴스) 임형두 기자 = ▲ 전쟁과 평화 = 아자 가트 지음. 이재만 옮김.
2년 전 국내에 소개된 저자의 책 '문명과 전쟁' 후속이다. 이스라엘 텔아비브 대학 석좌교수인 저자는 사람들이 왜 싸우며 과연 그 싸움을 멈출 수 있느냐고 묻는다.
이번 신간은 인간의 치명적 폭력과 전쟁이란 저항할 수 없는 충동도 아니고 문화적 발명품도 아니라고 말한다. 우리 종의 시초부터 주요한 행동 도구였다는 것.
진화를 통해 형성된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사람들은 협력, 평화적 경쟁, 폭력적 분쟁이라는 세 가지 선택지를 번갈아 사용해왔다.
하지만 이런 선택지 사이의 균형은 산업시대가 도래하면서도 뚜렷하게 달라졌다. 근래 들어 증가한 것은 전쟁에 들이는 비용이 아니라 평화가 가져오는 보상이었다.
저자는 '민주주의 평화' '자본주의 평화' 등 기존 전쟁 감소 이론을 검토하면서 이것이 1815년부터 나타난 '근대화 평화'의 일부임을 보여준다. 근대화 평화의 결과로 오늘날 세계의 선진 지역에서는 전쟁이 거의 사라졌다. 가트는 과거 두 차례 세계대전 동안 근대화 평화가 왜 깨졌는지, 근대화 평화에 대한 도전이 어떻게 여전히 제기되는지 일러준다.
교유서가 펴냄. 424쪽. 2만2천원.
▲ 디지털 유인원 = 나이절 섀드볼트·로저 햄프슨 지음. 김명주 옮김.
과거의 역사에서 인간이 도구를 만들었다면 현대의 역사에서는 도구가 인간을 만든다. 이는 미래에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다. 우리는 요즘 24시간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며 인터넷과 연결된 세계에서 산다. 책 제목 그대로 현대인은 스마트 기기의 출현으로 '디지털 유인원'이 됐다.
인공지능 과학자와 이론 경제학자인 저자들은 21세기를 사는 인류가 스마트 기기 출현으로 겪는 사회적 변화를 풍부한 사례로 보여준다. 이 새로운 도구를 지혜롭게 관리해야만 미래는 우리에게 위기 아닌 기회가 된다는 것이다.
'2050년 즈음에 인간의 생활 방식을 가장 크게 바꿀 혁신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해 저자들은 '개인 맞춤형 디지털 동반자'라고 대답한다. 요람에서 무덤까지 AI(인공지능) 친구들이 우리와 놀아주고, 우리의 선생님이 되고, 우리를 위로할 것이라는 얘기다.
을유문화사 펴냄. 496쪽. 1만8천원.
▲ 식(食)은 생(生)이다 = 이웅규 지음.
올해는 백포(白浦) 윤태현 크라운제과 창업주 탄생 100주년이다. 이와 함께 백포 타계 20주기이기도 하다. 책은 이를 기념하고 크라운제과 역사를 정리하기 위해 출간됐다.
해방 후 혼란기였던 1947년, 백포는 스물여덟의 나이로 '영일당'이라는 제과업체를 설립했다. 이는 이후 크라운제과로 재탄생해 크라운산도 등 유명제품의 과자를 잇달아 생산해냈다.
크라운제과를 한국의 대표적 제과 회사로 키워낸 백포는 '식(食)은 곧 생명(生命)의 근본이다'는 철학을 앞세워 제과 산업 발전에 이바지했다. 평전은 약 200점의 미공개 사진과 사료, 증언 등으로 그의 생애와 철학을 상세히 보여준다.
지에이북스 펴냄. 544쪽. 4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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