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도망치고 싶을 때 있었다…'아미'가 긍정의 근원"(종합2보)

입력 2019-04-17 12:57   수정 2019-04-17 14:24

BTS "도망치고 싶을 때 있었다…'아미'가 긍정의 근원"(종합2보)
"사랑의 힘 말하고 싶었다…英 웸블리 스타디움 매진 설레"
'맵 오브 더 솔: 페르소나' 기자간담회


(서울=연합뉴스) 박수윤 이도연 기자 = 세계적인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정상에 선 외로움을 고백하면서도 노력의 끈을 놓지 않겠다고 말했다.
멤버들은 "현 위치에서 도망치고 싶을 때가 있었다"고 말했지만, 팬덤 '아미'(ARMY)에게서 받는 에너지로 두려움을 극복했다고 털어놨다.
방탄소년단은 17일 오전 11시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신보 '맵 오브 더 솔: 페르소나'(MAP OF THE SOUL: PERSONA)를 소개하며 그간의 작업과정과 향후 목표를 밝혔다.

BTS(방탄소년단) "사랑의 힘 말하고 싶었다…축제같이 즐겨달라" / 연합뉴스 (Yonhapnews)


◇ "현 위치 부담 안 된다면 거짓말…자기관리 철저히 한다"
방탄소년단에겐 한국 최초, 최고기록이 늘 따라다녔다. 이제 '한국'이라는 수식어는 점점 옅어지고 이들의 활동 반경은 세계로 넓어졌다. 20대 남짓 청년들에게 왕관의 무게가 무겁지 않을 리 없었다.
리더 RM은 "키가 커지면 그늘이 길어진다. 부담감과 허탈함 없이 행복하기만 한 건 아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어느 날은 조명이 무서웠다. 관객이 무서운 적도 있었다. 조명이 너무 밝아서 나는 저편이 안 보이는데, 사람들은 내 표정과 행동을 보고 있으니 도망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이 자리에서 이루고자 하는 것이 훨씬 많다. 팬들에게 받는 에너지가 훨씬 크다"며 "두려움을 극복했다고 말할 수 없지만 안고 살아가야 한다. 나는 이게 (팬들) 훨씬 소중하다는 생각이 부담감과 책임을 눌러주면서 균형을 잡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진 역시 "어느 순간 갑자기 이 위치에 있던 게 아니다. 선배님들이 길을 열어주셔서 저희가 길을 개척할 수 있었다"며 "부담이 안 된다면 거짓말이고, 지금도 몹시 부담스럽다. 부담감을 없애기 위해 본업인 음악과 무대를 열심히 한다"고 신중히 말했다.
열애설이나 이렇다 할 구설에 휘말리지 않은 비결이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자기관리를 철저히 했다"는 답이 돌아왔다.
슈가는 "데뷔 초 우리를 사랑해주는 분들에 대한 마음, 연예계 일을 하며 미치는 영향력, 떳떳하게 음악 하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했다"며 "사람이 가수로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이야기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약속 아닌 약속, 분위기가 만들어졌던 것 같다"고 말했다.
지민도 "구체적인 약속이 있다기보다는 분위기가 그렇게 만들어진 것 같다"며 "멤버간 '우리는 너의 편이다. 무슨 일이 있든 상처받지 말자'는 말을 많이 한다. 옆에 이런 사람들이 있어서 내가 조심하고 행동을 잘 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아미는 긍정의 근원이다"라고 거들었다.


◇ "'페르소나'는 힘과 사랑에 대한 이야기"
새 앨범은 머리 스타인 박사가 심리학자 카를 구스타프 융의 이론을 설명한 책 '융의 영혼의 지도'에서 영감을 얻은 것이다.
RM은 "사실 책은 다 못 읽었다. 회사에서 추천해준 책인데, 유튜브나 블로그의 포스팅 많이 봤다"고 전제했다.
그는 "전작 '러브 유어셀프'(LOVE YOURSELF)가 스스로 외우는 주문이었다면, '맵 오브 더 솔'은 내 영혼의 지도가 어떻게 구성됐는지 찾아보는 것"이라며 "저도 제 안에 뭐가 있는지 알고 싶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페르소나'를 부제로 삼은 이유에 대해선 "페르소나는 사회적 자아를 의미한다. 부정적인 의미의 '겉껍데기'이기만 한 게 아니라, 사회생활에서 필수적인 것이기도 하다"며 "RM, 방탄소년단이라는 이름을 페르소나가 아니면 설명하기 어렵겠더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시리즈는 힘에 대한 이야기다. 우리 힘이 팬분이 주신 관심과 사랑이라는 솔직한 내용을 담았다. 팬들이 느끼는 것이 저희의 기쁨과 행복"이라며 "이번 앨범을 기쁘게 즐겨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방탄소년단 타이틀곡 '작은 것들을 위한 시'(Boy With Luv)는 미국 팝스타 할시가 피처링에 참여했으며, '메이크 잇 라이트'(Make It Right)는 영국 팝스타 에드 시런이 제작에 참여해 화제를 모았다. 할시와는 2년 전 '빌보드 뮤직 어워드'에서 만난 인연으로 협업이 성사됐다.
슈가는 "다양한 감정선을 표현해줄 아티스트가 필요했고 거기에 적합한 게 할시라고 생각했다"며 "할시가 뮤직비디오 촬영을 위해 경기도 남양주에 왔었다. 추운 날씨임에도 즐겁게 촬영했다"고 후기를 전했다.
할시도 깜짝 영상편지를 보내 방탄소년단의 컴백을 축하했다.
할시는 "방탄소년단은 자신이 하는 모든 일에 열정과 사랑을 쏟아붓는 멋진 그룹"이라며 "몇 년간 열심히 하는 것을 지켜봐 왔기 때문에 방탄소년단이 인기와 성공을 얻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그들의 친구가 된 것은 행운"이라고 말했다.
한편, 2016년 10월 발매한 '피 땀 눈물' 뮤직비디오 일부 장면이 프랑스 사진가 베르나르 포콩의 작업 '향연'(le banquet)을 표절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슈가는 "표절 문제는 회사 법무팀에서 회사에서 처리하고 있다. 저희 입장도 회사와 같다. 결과가 나오면 알겠죠"라고 말했다.


◇ "스타디움 투어 매진 기뻐…빌보드 수상 바란다"
방탄소년단은 다음 달 한국 가수 최초로 세계 8개 지역 스타디움 투어를 연다. 이 가운데 9만석 규모의 웸블리 스타디움은 영국 스포츠와 대중문화의 성지로, 90분 만에 '솔드 아웃'됐다.
뷔는 "작년에 처음으로 미국에서 스타디움 공연했는데 이번에 스타디움 투어를 하게 됐다"며 "웸블리뿐만 아니라 정말 많은 스타디움 공연이 매진됐다고 들었는데 많이 떨리고 설렌다"고 말했다.
그는 "정말 많은 아미(ARMY)가 오실 텐데, 열심히 연습해서 멋진 모습 많이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세계 무대를 겨냥한 포부와 앞으로의 계획도 밝혔다. 방탄소년단은 오는 5월 1일 열리는 '2019 빌보드 뮤직 어워즈'에서 '톱 듀오/그룹'(Duo/Group) 2개 부문 후보에 올라있다.
슈가는 "스타디움 투어를 성공적으로 했으면 좋겠고, '빌보드 뮤직 어워드' 두 부문 후보에 올랐는데, 한 부문 정도에서는 상을 타면 좋겠다"며 "우리가 정말 특별한 팬들을 만나서 선한 영향력을 펼치는 게 아닌가 한다"고 감격했다.
진은 "개인적으로 목표나 성적도 중요하지만, 이번 앨범은 팬분들과 즐기기 위해 만든 앨범이다"라며 "팬과 저희가 행복할 수 있다면 이보다 더 좋은 목표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기자간담회는 파격적인 형식으로도 화제가 됐다. 한국 가수 최초로 DDP에서 취재진과 만났으며, BBC·블룸버그 등 외신들이 현장을 찾았다. 유튜브 계정 '방탄TV'에 생중계된 회견은 25만명 이상이 시청했다.

clap@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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