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막 등으로 추가 붕괴 위험 차단해야…안전 확보 후 피해상황 분석
석공·목수 등 분야별 전문가 총동원될 듯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화마가 할퀴고 간 프랑스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이 예전의 찬란한 위용을 되찾기까지 어떤 과정을 겪게 될까.
850여 년 역사의 노트르담 대성당이 15일(현지시간) 화재로 첨탑과 지붕 등을 잃은 후 이제 관심은 어떻게 하면 성당을 최대한 옛 모습 그대로 재건해 하루빨리 파리의 상징을 제자리로 돌려놓느냐 하는 것이다.
영국 BBC와 미국 CNN은 여러 문화재 복원 전문가들을 인용해 노트르담 대성당의 복원과정을 예상했다.
전문가들은 초기 복원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전이라고 입을 모은다. 혹시 모를 추가 붕괴나 훼손을 막는 것이 가장 먼저 이뤄져야 한다.
1984년 벼락에 맞아 불탄 영국 요크 민스터 대성당 복원에 참여한 석공 장인 존 데이비스는 BBC에 우선 불에 탄 비계를 걷어내는 작업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데이비스는 "비계가 고열에 노출됐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걷어내야 한다"며 이어 성당을 비와 바람으로부터 지킬 보호막을 씌워야 한다고 설명했다.
건축역사학자 조너선 포일도 CNN에 복원 가능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구분하는 작업 전에 임시 지붕 설치를 비롯해 추가 피해를 막는 작업을 해야 한다며 "이미 건물이 흠뻑 젖은 상태이기 때문에 일종의 막을 씌워야 한다"고 말했다.
구조물의 안전을 확보한 후 성당 내부의 목재 등 잔해 등을 제거하게 되는데, 이때 불에 탄 잔해도 소홀히 취급해선 안 된다.
영국 요크대 고고학부의 케이트 자일스 박사는 "복원 초기엔 완전히 훼손되지 않은 목재 파편이나 돌, 예술품을 기록하는 작업이 포함된다"며 "복원팀이 어떤 걸 재활용할 수 있는지를 알 수 있게 하고 새 구조 디자인에 중요한 근거도 된다"고 말했다.
본격적으로 피해 정도를 조사하는 과정에선 석조 구조물의 상태를 우선으로 점검하게 된다.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의 폴 빈스키 교수는 BBC에 "아치 천장 등에 쓰인 돌은 이미 구워진 상태라 고온에 훼손되거나 약해졌을 수 있다"며 "돌의 상태를 매우 면밀히 살피는 대대적인 조사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성당 내부의 소실을 막아준 석조 구조물 중 일부 역시 교체가 필요하다면 예전 건축 방식을 잘 살펴보고 최대한 전통적인 방식 그대로 재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빈스키 교수는 덧붙였다.
유명한 장미 창을 비롯한 내부 장식은 다행히 화재 피해를 상당수 모면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들 역시 신중하게 다뤄야 한다.
스테인드글라스 전문가인 세라 브라운은 "이 정도 화재면 연기와 그을음이 상당했을 것이므로 유리창을 조심스럽게 다뤄야 한다. 상태가 좋다고 해도 일단 청소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브라운은 "가장 큰 문제는 유리창이 뜨겁게 달아올랐다가 진압용 물로 재빨리 식었다는 것"이라며 "급격한 온도 차 탓에 유리에 미세한 균열이 있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복원과정에는 분야별 전문가들의 대규모 투입도 필요하다.
CNN은 대형 프로젝트를 위해 석공과 목수, 줄눈 기술자, 조각가 등 많은 장인이 동원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목공 장인 토마 뷔에시는 AFP에 무너진 목제 지붕을 복원하기 위해 목공 분야의 모든 전문가가 대규모로 동원될 것이라고 말했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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