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가 자부심을 느끼고 국민에게 행복 주는 체육 정책 펴겠다"
(인천=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 "어렸을 때 꿈은 스포츠 해설가가 되는 것이었습니다. 생활체육을 기반으로 하되 엘리트 체육과 조화를 이루고 국민을 행복하게 해주는 체육 정책을 펴겠습니다."
박양우(61)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체육 분야 첫 행보는 장애인 체육 현장 방문이었다.
박양우 장관은 17일 오후 인천시 연수구 선학동 인천광역시 장애인 국민체육센터를 방문해 장애인 체육시설을 둘러보고 장애인 생활체육 간담회를 개최했다.
장애인의 날(20일)을 사흘 앞둔 데다 비장애인 체육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소외를 당한다는 장애인 체육에 대한 관심을 표명하기 위한 박 장관의 의지다.
박 장관은 장애인 체육 현장을 가장 먼저 찾은 이유를 찾는 질문에 "정부와 문체부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중의 하나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구별 없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라면서 "휴머니스트라고 하기는 그렇지만 장애인의 날이 없어져야 할 정도로 장애인을 배려하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대답했다.
그는 이날 체육 현장을 둘러보던 도중 생활체육실을 방문해 즉석에서 휠체어 테니스 시범경기에 참여했다.
휠체어에 앉아 셔틀콕을 받아넘기며 11점제 1세트 경기를 거뜬하게 소화해 체육 분야도 총괄하는 문체부 수장으로서 스포츠맨적인 능력을 뽐냈다.
박 장관은 '문화·관광·영화통'으로 체육 분야에 문외한이라는 일부 지적과 달리 어린 시절에는 스포츠 해설가를 꿈꿨던 '스포츠 마니아'였다고 귀띔했다.
고교 야구 명문인 인천 제물포고를 졸업한 박 장관은 초등학교 시절 핸드볼 학교 대표로 활약했다고 한다.
또 참여정부 시절 체육 분야까지 관할하는 차관으로 재직할 때는 문체부 내 테니스와 야구 동호회에서 활동했다.
그는 "차관 때 (동호회) 투수를 맡았는데 이광환 감독(현재 KBO 육성위원장)이 지휘하던 여자야구 대표팀과 경기할 때 선수들이 2회까지 내 공을 치지 못했다"고 자랑한 뒤 "직구와 슬라이더, 커브를 던지는 데 구속은 시속 120㎞ 정도 나왔다"고 설명했다.
또 대학 입시를 앞둔 체력장 때는 달리기를 하다가 다른 학생들을 너무 앞지르는 바람에 장학사가 '운동 특기생'으로 오해했던 에피소드까지 털어놨다.
요즘에도 쉬는 시간에는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와 국내 프로야구, 잉글랜드 프로축구를 TV로 보는 걸 즐긴다.
그는 "어렸을 때 스포츠 해설가가 되는 게 꿈이어서 각 팀 선수들의 장단점을 파악하고 투수들이 왜 마구(魔球)를 던지지 못할까 연구하기도 했다"면서 "집에서도 TV로 메이저리그와 우리나라 프로야구, 프리미어리그 경기를 볼 때가 많아 아내가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가 제시한 체육 정책의 기조는 생활체육과 엘리트 체육의 조화와 균형 있는 발전이다.
문체부가 스포츠 혁신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합숙소 폐지와 진천 선수촌 일반인에 개방 등이 기본 취지와 다르게 알려지면서 오해가 있었지만 국가대표 선수들이 명예와 자부심을 갖도록 하겠다는 게 박 장관의 구상이다.
그는 "체육을 통해 국민이 모두 행복해지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게 기본적인 생각"이라면서 "공정하고 정의로우면서 올바른 방향으로 선수들을 육성하고 과정과 절차, 시스템을 제대로 만들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국가대표가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낸다면 국민이 자부심을 느끼고 국가 브랜드 가치도 높아질 수 있다"면서 "하지만 금메달 몇 개와 종합순위 몇 위 등 획일적인 결과에 연연하면 선수들이 부담되기 때문에 이를 지양하되 국가대표가 명예를 느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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