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인용해 "러시아의 대북제재 완화·대규모 원조 가능성 작아"
(워싱턴=연합뉴스) 백나리 특파원 = 다음 주 개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북러정상회담에 대해 미 워싱턴포스트(WP)는 미국과 중국을 동시에 겨냥한 북한의 행보라면서 상징성이 커도 구체적 성과는 작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WP는 17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은 국제사회로의 복귀를 위한 또 다른 걸음"이라면서 "미국과 중국에 다른 선택지가 있다는 신호를 보낼 기회이기도 하다"고 분석했다.
"김정은-푸틴 다음주 정상회담 유력"…새로운 길 예고편? / 연합뉴스 (Yonhapnews)
WP는 "북·중 관계는 지난해 급격하게 개선됐지만 양국 사이에는 뿌리가 깊은 불신이 여전하다"면서 "김 위원장은 중국의 바구니에 모든 계란을 넣고 싶지 않은 것"이라는 데이비드 김 스팀슨센터 연구원의 평가를 전했다.
WP는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김 위원장이 중국과 러시아를 통해 외교적 지원과 은밀한 제재완화를 도모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러시아가 미국 주도의 대북제재 이행 공조에 반기를 들 가능성은 작다고 봤다.
또 알렉산드르 코즐로프 러시아 극동개발부 장관이 지난달 제재 위반 없이 북한과 무역을 증진할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지만 러시아는 북한의 광물자원이나 수산물 수입에 별 관심이 없어 교역 확대 가능성이 제한적이라고 전문가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초대 주한 러시아대사를 지낸 게오르기 쿠나제도 WP에 "러시아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북한 문제와 관련해 중국과 절대로 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북러정상회담에서) 러시아가 무엇을 내줄 수 있을지 불분명하다"고 말했다.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 교수도 "러시아는 중앙아시아와 동유럽에 더 우선순위를 두고 있기 때문에 푸틴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대규모 원조를 제공할 것 같지 않다"면서 "김 위원장도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전에는 러시아에) 시간과 노력을 들일 가치가 없다는 걸 알고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WP는 "요컨대 북러정상회담은 상징성이나 덕담(fine words)의 비중이 클 수는 있어도 구체적 성과의 비중은 작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푸틴 대통령으로서는 김 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이 국내외에 러시아의 외교력 회복을 보여줄 중요한 사건이 될 수 있다고 WP는 지적했다. 쿠나제 전 대사는 "러시아는 모든 결혼식에서 신랑이 되려고 하고 모든 장례식에서 고인이 되려고 한다"고 말했다.
na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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