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최윤정 기자 =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18일 보도자료를 내고 우리나라가 종사자 300명 이상을 기준으로 한 대기업 비중이 0.09%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하위권이라고 밝혔다.
일반적 인식과 정반대로 한국 경제가 대기업 중심이 아니라는 주장이지만 대기업의 전체 매출 비중이나 시장 영향력 등은 외면한 조사결과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경연은 우리나라는 기업 1만개 당 종사자 300명 이상 대기업이 9개 수준으로, 터키(20위), 리투아니아(19위), 폴란드(16위) 등 경제규모가 작은 나라보다도 대기업 비중이 작다고 말했다.
1위는 스위스(0.82%)이고 이어 미국(0.62%), 뉴질랜드(0.50%), 독일(0.48%) 순이다.
이는 OECD 회원국 중 기업통계가 제공되는 국가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다.
대기업 기준은 한국은 전국사업체조사에 나오는 300인 이상 사업체, 다른 나라는 250인 이상 기업체다.
한국과 터키는 2017년, 미국·캐나다·이스라엘은 2015년, 그 밖에는 2016년도 기준이다.
한경연은 대기업 비중이 높은 국가들은 1인당 국민소득도 상위권이라고 말했다.
또, 우리나라 대기업 1사당 종사자 수는 평균 790.7명으로 중위권(21위)이라고 말했다.
제조업은 대기업 비중이 0.02%로 OECD 33위인데, 종사자는 1천45.3명으로 상위권(4위)이다.
서비스업은 대기업 비중이 0.05%로 32위이고 종사자도 697.0명으로 30위에 그쳤다.
한경연 유환익 혁신성장실장은 "우리나라 대기업의 고용창출 능력이 낮다는 주장은 대기업 비중이 너무 적어서 생기는 착시"라며 "중소·중견 기업이 대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정책적, 제도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 실장은 "서비스산업은 대기업도 고용창출이 어려울 정도로 산업 자체가 취약하다"며 "서비스산업 활성화를 위해 과감한 규제개혁을 추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김은정 팀장은 "단순히 기업 수를 비교할 일이 아니고 0.09%의 대기업이 갖는 상당한 시장 영향력에 주목해야 한다"며 "오히려 우리 경제의 왜곡된 구조를 잘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김 팀장은 "중·소·대기업이 각자 위치에서 잘 성장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며 "대기업의 시장 지배력을 완화하는 공정거래법 전면 개정안이 빨리 통과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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