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미국의 중동평화안이 나올 때까지 이스라엘이 요르단강 서안의 정착촌을 합병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유엔주재 이스라엘 대사가 말했다.
대니 다논 유엔주재 이스라엘 대사는 1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유엔 본부에서 기자들과 만나 "평화안이 나올 때까지 우리는 어떤 행동도 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다논 대사는 "우리는 기다릴 것이고, 평화안을 볼 것"이라며 "우리도 참여하겠지만 이 계획이 우리를 어디로 이끌지는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지난 9일 총선에서 승리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번 총선 유세 기간에 점령지인 요르단강 서안의 이스라엘 정착촌을 합병하겠다는 계획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이는 서안과 동예루살렘, 가자지구에 국가를 건설하려는 팔레스타인의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다논 대사는 "가까운 장래에" 평화안이 발표될 것이며 그 시기는 이스라엘의 새 정부가 들어서는 5월부터 미국의 대선 정국이 시작되는 11월 사이가 될 것을 시사했다.
AFP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사위인 제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과 제이슨 그린블랫 백악관 중동 특사가 이 계획의 주 설계자라고 전했다.
다만, 다논 대사는 팔레스타인 지도자들이 이미 평화안에 대해 '도착 시 사망'(DOA·Dead on Arrival)을 선언했다고 지적했다.
팔레스타인은 지난해 12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한 이후 미국 정부와 대화의 문을 닫은 상태다.
그는 평화안의 운명은 팔레스타인뿐 아니라 이집트와 요르단 같은 지역 내 주요 아랍국가의 반응에도 달려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71년간 팔레스타인은 항상 '아니오'라고 말했고, 우리는 그들이 항상 그럴 것으로 예상한다"며 "그 후로 나는 다른 지역 파트너들의 역할이 무엇인지 모를 지경이 됐다"고 덧붙였다.
또 미국의 평화안이 팔레스타인 국가를 필요로 하는지 모르지만 팔레스타인 측이 대화에 참여하는 것을 막아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팔레스타인은 대화에 참여하기 전에 결과를 얻으려고 한다"며 "그런 방식은 안된다. 요구하고 기대를 갖는 것은 정당하지만, 그들은 대화도 하기 전에 원하는 것을 얻으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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