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선 임명 임박' 與野 대립 절정…한국 "모든수단 동원 저지"

입력 2019-04-18 11:57   수정 2019-04-18 13:56

'이미선 임명 임박' 與野 대립 절정…한국 "모든수단 동원 저지"
바른미래 "일방독주 정치" 비판…민주 "임명 문제없다" 기조 유지
오늘 청문보고서 재송부 요청 시한…보고서 채택 불발시 내일 임명 전망
바른미래 의총도 촉각…선거제·개혁법안 패스트트랙 운명 판가름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임형섭 기자 = 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자에 대한 청와대의 임명 강행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여야 대립이 18일 절정으로 치닫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국회에 재요청한 이 후보자의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송부 시한이 이날인 만큼 여야 이견에 보고서 채택이 불발되면 19일께 임명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자에게 중대 흠결이 없다'는 여권과 '이 후보자 결사반대'에 나선 자유한국당 등 야당이 충돌하며 교착 정국의 긴장감만 더 커지는 분위기다.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주식 과다 보유·매매 논란을 빚은 이 후보자 반대에 더해 검증에 실패한 청와대 인사라인 교체까지 주장하고 있다.
청와대가 청문보고서 채택 없이 이 후보자를 임명하면 야권의 반발 강도는 더욱 강해져 여야 대치에 공전 중인 4월 임시국회가 파행 국면을 맞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 후보자를 향한 한국당의 공세는 이날도 여전했다.
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만약 대통령이 끝끝내 이 후보자 임명을 강행한다면 원내·외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국민과 함께 끝까지 맞서 싸울 것"이라며 "우리 당과 국민의 최후통첩을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밝혔다.
같은 당 나경원 원내대표도 "이 후보자 임명을 강행하겠다고 한다"며 "도대체 청와대는 국민과 야당의 목소리에 귀를 열고 있는 것인지, 듣고 있는 것인지 묻고 싶다"고 비판했다.
바른미래당 이종철 대변인은 논평에서 "국민의 반대 여론이 이미 선을 넘고 등을 돌렸는데도 문 대통령이 이 후보자 임명을 강행하는 이유가 무엇인가"라며 "국민은 안중에도 없을 뿐만 아니라 야당도 꺾어서 일방독주 정치를 펼치겠다는 것이 아니고서야 이렇게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이 후보자의 임명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는 기조는 그대로 유지했다.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이 후보자 임명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며 "한국당이 이 후보자뿐만 아니라 모든 사안에서 무조건 반대로 일관하는 자세를 버려야 한다"고 비판했다.
다만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당 회의에서 이 후보자에 대한 언급을 자제하며 신중한 모습도 보였다.
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청문보고서 채택 논의를 위한 지난번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를 여당이 보이콧한 것에 대한 부담이 있어 오늘 오후에 열리는 법사위 회의를 성사시키려는 기류가 있다"고 설명했다.

일단 정치권 안팎의 시선은 이날 오후 4시로 예정된 법사위 전체회의에서의 이 후보자 청문보고서 채택 여부에 쏠려 있다.
일단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의 반대가 심한 가운데 보고서 채택 여부를 떠나 회의 자체가 열리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진통 끝에 회의가 열리더라도 여야 공방 속에 보고서 채택은 어려워 재송부 시한을 넘길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국회에서 보고서 채택이 끝내 이뤄지지 않으면 중앙아시아 3개국 순방 중인 문 대통령이 전자결재로 이 후보자를 임명할 것으로 전망된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통화에서 "전임 재판관의 임기가 오늘 끝나 재판관 공백을 만들지 않아야 한다"며 "오늘까지 국회의 보고서 채택 후 송부를 기다려보고 불발되면 문 대통령이 내일 전자결재로 임명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 후보자 임명 문제에 더해 한국당을 뺀 여야 4당이 추진하는 선거제·개혁법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의 운명도 정국 흐름을 좌우할 변수다.
이날 패스트트랙 문제 등을 논의하는 바른미래당의 의원총회 결과에 따라 4월 국회가 출렁일 것으로 보인다.
바른미래당이 진통 끝에 선거제 개혁안과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신설을 비롯한 개혁법안을 패스트트랙에 올리는 쪽을 선택하면 한국당의 강한 반발이 예상된다.
한국당 나 원내대표는 "민주당과 야합한 일부 바른미래당 세력이 선거제와 공수처 패스트트랙을 계속 추진한다면 더는 국정에 협조할 수 없음을 분명히 말씀드린다"며 으름장을 놨다.
반면 바른미래당이 패스트트랙 추진에 손을 떼겠다고 선언하면 선거제 개혁은 동력을 잃어 사실상 물 건너가게 된다.
바른미래당 의총에서는 선거제 개혁의 운명뿐만 아니라 손학규 대표의 거취 문제도 다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결과에 따라 바른미래당의 내홍이 야당발(發) 정계개편론의 촉매제가 될지도 주목된다.
kong7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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