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샷 원킬·넘치는 체력·멀티 포지션…'월드클래스 손흥민'

입력 2019-04-18 13:50   수정 2019-04-18 16:22

원샷 원킬·넘치는 체력·멀티 포지션…'월드클래스 손흥민'
월드컵-아시안게임-아시안컵 소화…시즌 초반 슬로 스타트에도 '20골 고지'
최전방 스트라이커부터 측면 날개까지 '멀티 포지션 수행'



(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 손흥민(27·토트넘)에게 '월드 클래스'라는 평가는 이제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
2018-2019 시즌 어느 때보다 많은 국가대표 의무를 소화한 손흥민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는 물론 국제 클럽 대항전인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무대에서도 빼어난 기록을 남기면서 세계 정상급 공격수로 인정받고 있다.
손흥민은 18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의 시티 오브 맨체스터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와 2018-2019 UEFA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 원정에서 전반 7분과 전반 10분 잇달아 골맛을 보며 멀티골을 작성했다.
손흥민! 또 손흥민!…챔스 8강 2차전서 멀티골 폭발 / 연합뉴스 (Yonhapnews)
토트넘은 맨시티에 3-4로 패했지만 8강 1차전 1-0 승리(손흥민 결승골)를 앞세워 1, 2차전 합계 4-4를 만든 뒤 원정 다득점으로 4강 진출에 성공했다.
손흥민의 멀티골이 아니었다면 토트넘의 4강 진출이 물 건너갈 수도 있었던 아찔한 순간이었다. 더불어 토트넘은 UEFA 챔피언스리그의 전신인 1961-1962 시즌 유러피언컵 이후 무려 57년 만에 준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특히 팀의 핵심 공격자원인 해리 케인이 부상으로 빠진 상황에서 손흥민은 풀타임을 뛰면서 토트넘의 해결사로 자신의 임무를 100% 수행하며 외신들의 칭찬 세례를 받았다.


◇ 물 흐르듯 골망을 가른 '원샷 원킬' 능력 = 손흥민에게는 '손흥민 존(zone)'이 있다. 왼발과 오른발을 자유자재로 쓰는 손흥민은 페널티아크 좌우 부근에서 감아 차는 능력이 뛰어나다. 패스를 받으면 간결한 볼 터치로 수비와 간격을 만든 뒤 정확하고 강력한 슛으로 득점을 만든다.
이날 맨시티전에서는 손흥민의 장점이 모두 발휘됐다. 손흥민은 전반 7분 델리 알리가 투입한 볼이 상대 수비수 맞고 흐르자 페널티아크 정면에서 논스톱 오른발 슛으로 동점골을 뽑았다. 첫 번째 슛 기회를 그대로 득점으로 연결했다.
손흥민은 3분 뒤 크리스티안 에릭센의 패스를 받아 한 차례 볼터치 이후 곧바로 오른발 감아차기 슛으로 두 번째 골그물을 흔들었다. 손흥민의 추가골 역시 자신의 두 번째 슛이었다. 손흥민은 이날 3차례 슛 가운데 2개를 골로 만들면서 '원샷 원킬' 능력을 과시했다.
◇ 지치지 않는 체력…뛰어난 자기관리 능력 = 손흥민은 이번 시즌 국가대표에 자주 소집돼 '혹사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해 6월 2018 러시아 월드컵(3경기)을 시작으로 2018-2019 시즌을 시작한 손흥민은 지난해 8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6경기)을 다녀왔고, 벤투호의 지난해 10월 및 11월 평가전도 빠짐없이 참가했다. 지난 1월에는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치러진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까지 다녀왔고, 지난달에도 대표팀 평가전을 치렀다.
지난해 러시아 월드컵부터 아시안게임, 아시안컵, 국가대표팀 평가전 등 A매치 12경기와 아시안게임 6경기를 합쳐 태극마크를 달고 총 18경기를 소화했다.
소속팀에서도 손흥민은 정규리그 26경기, FA컵 1경기, 리그컵 4경기·UEFA 챔피언스리그 10경기를 합쳐 41경기를 뛰었다.
대표팀과 소속팀 경기를 합치면 손흥민은 이번 시즌 무려 59경기에 출전하는 '강철 체력'을 과시했다. 철저한 자기 관리 능력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경기 수다.


대표팀 일정 때문에 영국과 한국을 오가는 힘겨운 상황에서 손흥민은 정작 프리미어리그 무대에서는 시즌 초반 좀처럼 터지지 않는 득점 때문에 고생해야만 했다. 토트넘 팬들은 손흥민이 대표팀 때문에 혹사를 당한다는 불만까지 내놨다.
손흥민은 마침내 지난해 11월 웨스트햄과 2018-2019 카라바오컵(리그컵) 4라운드(16강) 원정 경기에서 멀티골로 시즌 마수걸이 득점포를 가동하며 '슬로스타트'의 아쉬움을 씻어냈다.
한번 물꼬를 튼 손흥민의 발끝은 연속골 행진으로 이어졌고, 지난해 12월 3경기 연속골과 지난 1~2월 4경기 연속골 등 몰아치기 능력을 펼쳐 보이면서 정규리그 12골, FA컵 1골, 리그컵 3골, UEFA 챔피언스리그 4골을 합쳐 '20골 고지'를 밟았다.
특히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는 개인 통산 12골을 쌓아 막심 샤츠키흐(우즈베키스탄·11골)를 뛰어넘어 아시아 선수 역대 최다골 기록을 세웠다.
◇ '어느 곳에도 손흥민은 빛났다' = 손흥민의 최대 장점은 최전방은 물론 중원과 좌우 날개까지 구애받지 않고 뛰는 '멀티포지션'이다.
맨시티를 상대로 루카스 모라와 함께 투톱 스트라이커로 선발 출전한 손흥민은 경기 도중 왼쪽 날개로 이동하더니 후반에는 오른쪽 날개로 포지션을 바꿨다. 4-4-2 전술로 시작한 토트넘의 전술은 4-2-3-1 전술은 물론 4-4-1-1 전술로 다양하게 바뀌었고, 그때마다 손흥민의 위치도 변화했다. 어느 자리에서 뛰어도 소화할 수 있는 멀티 능력이 뒷받침돼서다.




horn90@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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