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서 기자간담회…"획일적으로 동일하게 받는 건 문제 있어"
'교통기금' 필요성 강조…런던 미세먼지세·혼잡세 등 거론
(세종=연합뉴스) 김동규 신호경 기자 = 최기주 대도시권 광역교통위원회(대광위) 위원장이 18일 광역급행버스(M-버스) 요금과 관련해 "획일적으로 동일하게 받는 건 문제가 있다"며 "요금제를 손봐야 한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이날 세종시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버스 요금체계 개선에 대한 질문에 "빨간색(시외버스)은 우리가 (요금조정을) 하기 어렵지만, M-버스는 실질적으로 조금 (조정)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답했다.
지난달 관련 특별법 시행에 따라 출범한 대광위는 수도권을 비롯해 부산·울산권, 대구권, 광주권, 대전권 등 5개 대도시권의 광역교통 문제를 총괄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도록 권한을 부여받았다.
초대 위원장으로 임명된 최 위원장은 이날 처음 기자간담회를 열어 대광위 업무 방향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최 위원장은 M-버스 요금체계에 대해 "일부 거리비례가 적용되지만, 30㎞까지는 같고, 이후 5㎞당 100원을 추가로 부과하는 식"이라며 "요금제도 손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경영악화로 폐선한 M6336번(인천 송도∼잠실) M-버스 사례를 들며 "(승객이 없는) 낮에 영업을 안 했는데도 1년 반 했더니 4억원 적자가 났다고 한다"며 "먹고 살 만큼은 해줘야 이 사람들(운수사업자)도 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정류장 거리에 따라 처음부터 앉아서 목적지까지 오는 승객과 중간에 탑승한 뒤 서서 오는 승객이 같은 요금을 낸다는 점과 좌석 공간이 넓은 프리미엄 버스 등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버스 사례를 들며 "획일적으로 (요금을) 동일하게 받는 건 문제가 있다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서울시가 경기도에서 서울로 들어오는 버스를 외곽까지만 진입시키고 회차시키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에 그는 "(서울 시내에) 차가 많아진다는 건 피상적인 이유라 생각하고, 서울시 운수업자들의 수익이 줄어드는 문제가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서울시가 일방적으로 분리한 걸 대광위가 강요하면 듣겠느냐"며 "합의안을 잘 만드는 게 첫 번째고, 합의가 안 될 때 상대에게 주는 시드머니(투자자금), 기금이 많이 필요하다. 그런 부분이 장기적으로 (계획돼) 있지 않으면 대광위가 할 수 있는 역할이 별로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기금 조성 방안에 대해서는 "여러 재원 소스를 마련해야 한다"며 영국 런던에서 시행하는 미세먼지세, 혼잡세, 유해물질 운반세 등을 예로 들었다.
이어 "이미 서울시에서 한 게 있다. 7월부터 5등급 차량은 못 들어간다"고 소개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 15일 미세먼지 대책을 발표하면서 기존 미세먼지 비상저감 조치 때만 시행하던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을 7월부터 사대문 안에서 상시 시행하기로 했다. 이 조치는 오전 6시 시작해 오후 7∼9시까지 하루 13∼15시간 적용할 예정이다.
최 위원장은 "이게(서울시 대책) 시작이니, 그 다음 단계는 (사대문 안으로) 들어갈 때 1만원 내다가 2만원 내는 식으로 하는 거다. 영국은 큰 차가 (시내에) 들어가려면 30만원을 내야 한다"고 전했다.
영국처럼 다양한 교통·환경 부담금을 교통 기금 재원으로 모아 교통문제 해결에 사용하자는 취지다.
최 위원장은 대광위에서 가장 주력하고 싶은 업무로 "(버스에서) 서서 가는 분들 안전 대책을 제일 먼저 하고, 폐선되는 노선 재조정해 버스 최적화를 먼저 할 것"이라며 "추경에라도 반영해서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단기적으로는 이런 버스 정책이 중요하겠고, 미국·유럽처럼 제일 중요한 건 장기계획을 잘 만드는 것"이라며 "장기계획을 잘 만들고 집행할 수 있도록 계획을 세우겠다"고 덧붙였다.
d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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