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첫 女권투선수, 해외경기 뒤 체포영장 소문에 귀국취소

입력 2019-04-18 16:49  

이란 첫 女권투선수, 해외경기 뒤 체포영장 소문에 귀국취소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이란 여성 가운데 사상 처음으로 공식 경기에 출전한 권투선수가 체포를 피하려고 귀국을 취소했다고 프랑스와 영국 언론들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아마추어 권투선수 사다프 하뎀(24)은 지난 12일 프랑스에서 이란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공식 경기를 치렀다.
이란에서는 여성이 여성 전용 헬스클럽 등에서 건강 목적으로 권투를 할 수는 있지만 공식 선수로는 나설 수 없다. 레슬링, 수영 역시 공인된 여성 선수가 없다.
이란에서 헬스 트레이너로 일하던 하뎀은 세계복싱협회(WBA) 전 챔피언인 이란계 프랑스인 마히야르 몬시푸르의 지도로 훈련했고 드디어 공식 경기에 출전할 수 있었다.
하뎀은 이번 경기에서 승리하는 기쁨을 맛봤지만, 이란에서 그에 대한 체포영장이 발부됐다는 소문에 17일 귀국하려다 일단 취소했다고 언론에 밝혔다.
그는 경기에서 머리에 히잡을 쓰지 않은 데다 팔뚝과 다리가 드러나는 민소매 상의와 반바지를 입은 탓에 체포영장이 발부됐을 것으로 추정했다.
하뎀은 프랑스 일간 레퀴프와 인터뷰에서 "이번 시합은 합법적이었지만 나는 반바지와 짧은 티셔츠를 입었다"라며 "전 세계의 눈에는 정상이지만 우리나라의 법에는 어긋난다"라고 말했다.
또 "경기 중 히잡도 쓰지 않았고 남성 코치와 훈련한 것도 (이란에서는) 문제가 될 수 있다"라고 털어놨다.
태권도와 같은 일부 격투 종목에 이란 여성 선수가 공식 경기에 출전하지만 비록 헤드기어를 써 머리를 가려도 그 안에 신축성이 좋은 소재로 된 '스포츠용 히잡'을 써 목을 덮어야 한다.
하뎀은 귀국을 미루고 프랑스에 있는 코치의 집에서 잠시 머물기로 했다.
이에 대해 이란권투협회는 "하뎀에 대한 체포영장이 발부됐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그는 협회에 선수로 등록한 적 없고 이번 경기 참가는 순전히 개인적인 일이다"라고 말했다.
이란의 법을 어겼지만 하뎀은 조국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가 경기 중 입은 상의의 앞뒤엔 이란의 국명이 영어로 적혔고, 유니폼 색깔도 이란 국기와 같은 색으로 선택했다.
경기 전 그는 AFP통신에 "나는 권투를 최대한 잘하고 싶고 갈 수 있는 데까지 가보고 싶다"라며 "다른 이란 여성에게도 권투의 참맛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을 보이고 싶다"라고 말했다.


hska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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