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에서 재생에너지로 '에너지 전환' 추진…석탄·원전 감축 명시
"2차 계획은 근본적 대안 부족"…주요 에너지원으로 수소도 제시
(서울=연합뉴스) 고은지 기자 = 2020∼2040년 에너지 정책의 방향을 제시한 '3차 에너지기본계획(안)'(에기본안)은 '에너지 전환'을 전면에 내세웠다는 점에서 앞선 계획과 차이가 있다.
원자력발전소를 추가 건설하겠다고 밝힌 2차 계획과 달리, 3차 계획은 석탄발전소와 원전 감축을 명시하고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현재의 4배 수준으로 대폭 늘려 잡았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9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개최한 공청회에서 공개한 에기본안의 기본 방향은 '에너지 전환을 통한 지속가능한 성장과 국민 삶의 질 제고'다.
발전용 에너지의 주요 에너지원을 원자력·석탄에서 재생에너지로 바꾸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신규 석탄발전소를 금지하고 경제성 없는 노후 석탄발전소는 추가 폐지해 석탄 발전의 비중을 과감하게 줄이겠다고 밝혔다.
기존 석탄발전소 운영 있어서도 세제 개편, 배출권 거래비용 등 환경비용을 반영하고 상한제약을 확대하기로 했다.
원전은 노후 원전 수명연장과 신규 원전 건설을 지양하는 방식으로 단계적으로 줄여나간다.
다만 수출 지원을 통해 일감을 계속 확보함으로써 산업·인력 핵심 생태계는 유지해나갈 방침이다. 또 원전해체 등 후행 주기 산업과 미래 유망분야를 육성해 산업구조 전환을 지원하기로 했다.
반면 천연가스는 가스냉방 활성화, 천연액화가스(LNG) 벙커링·LNG 화물차 활용 확대, 수요처 다변화로 활용성을 높인다.
주요 에너지원으로 수소를 명시한 것도 주목할만한 점이다.
산업부는 주요 에너지원으로서 수소의 위상을 정립하기 위한 기반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2013년 2차 에너지기본계획에서 원전 추가 건설을 주요 과제로 내걸었던 점을 고려하면 국가 에너지 정책이 완전히 방향을 튼 셈이다.
2013년 1월 당시 정부는 국무회의에서 확정한 2차 계획을 발표하면서 2035년까지 전력설비에서 원전이 차지하는 비중을 현재 26%에서 29%로 높이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7GW의 신규 원전 추가 건설이 필요하다고 봤다.
산업부는 이번 공청회에서 2차 계획에 대해 "국민 안전·환경에 대한 근본적 대안이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수요관리 중심 정책 전환에도 실제 수요 감축이 미흡했다"고 말했다.
다만 "에너지 정책에서 수요관리, 환경·안전과의 조화, 분산형 발전시스템에 대한 중요성 인식 확산, 수요자 중심의 에너지 복지 체계 구축은 성과"라고 말했다.
산업부는 3차 계획의 기본 방향으로 에너지 전환을 내건 근거로 국내외 여건 변화를 들었다.
2020년 신기후체제 출범, 재생에너지와 수소 분야 투자 보급·확대 등 대외적 환경이 변화하고 깨끗하고 안전한 환경에 대한 국민적 요구가 커지면서 에너지 전환이 필요해졌다고 봤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을 비롯한 전문가 태스크포스(TF)가 추산한 총에너지원별 수요전망을 보면 2030∼2040년 석탄과 원자력은 각각 1.3%, 2.1% 줄어드는 반면, 신재생과 가스, 수력은 2.2%, 2.0%, 1.2% 늘어난다.
204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 목표치는 30∼35%로 잡았다. 2017년 기준 한국의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은 7.6%다.
지난해 11월 산업계·학계·시민단체 전문가 75명으로 구성된 워킹그룹은 25∼40%를 제안했으나 경제협력기구(OECD) 평균 재생에너지발전 비중(수력 제외 시 28.6%)과 계통 대응 부담을 고려해 하한선은 높이고 상한선은 낮춰 잡았다.
e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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