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주인수 185억 차익' 이노셀 前대표 79억 증여세 돌려받을 듯

입력 2019-04-21 09:00  

'신주인수 185억 차익' 이노셀 前대표 79억 증여세 돌려받을 듯
대법 "무상 부 이전이나 조세회피 목적 없어"…'증여세 정당' 2심 파기환송
파기환송심서 대법 판단 유지되면 증여세 전액 반환받아



(서울=연합뉴스) 임순현 기자 = 신주인수권 행사로 자사 주식 517만주를 새로 인수해 185억원의 차익을 얻은 정현진(55) 전 이노셀 대표가 납부한 증여세 79억원을 돌려받게 됐다.
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정 전 대표가 서울지방국세청장을 상대로 낸 증여세부과처분 취소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원고 승소 취지로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고 21일 밝혔다.
재판부는 "정 전 대표가 신주인수권을 취득한 것은 하나은행과 한양증권이 각자의 사업 목적에 따라 자발적으로 거래를 한 결과"라며 "정 전 대표에게 부를 무상으로 이전하거나 조세를 회피하려는 목적이 존재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어 "정 전 대표가 신주인수권 행사로 차익을 누리게 된 것은 이노셀의 영업활동 부진에 따른 신용위험 등으로 주가가 하락할 가능성을 상당기간 감수한 결과"라며 "따라서 정 전 대표가 신주인수권 행사로 상당한 이익을 얻었다고 하더라도 증여세를 부과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경영난을 겪던 이노셀은 2009년 12월 29일 권면총액 80억원의 신주인수권부사채를 발행했고, 하나은행은 이를 전부 취득한 뒤 다음날 한양증권에 신주인수권만 분리해 팔았다. 한양증권은 같은날 권면총액 40억원의 신주인수권을 정 전 대표에게 1억6천만원을 받고 재매각했다.
정 전 대표는 2012년 3월 상장폐기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회사 주가가 1천116원에서 733원으로 하락하자 그해 10월 두 차례에 걸쳐 40억원 어치의 신주인수권을 행사해 회사주식 517만4천640주를 취득했다.
자신의 신주인수가 '증여'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정 전 대표는 증여이익을 185억9천700만원으로 보고 79억4천118만원의 증여세를 자진납부했다.
서울지방국세청도 그해 11월 정 전 대표에 대한 세무조사를 실시한 결과 자진납부한 증여세가 적정한 신고내역에 해당한다고 결론냈다.
하지만 정 전 대표는 이듬해 2월 "한양증권으로부터 신주인수권을 사들였을 뿐 회사로부터 신주인수권을 증여받은 것이 아니다"라며 납부한 증여세를 돌려달라고 소송을 냈다.
1·2심은 "정 전 대표는 특수관계에 있는 이노셀로부터 직접 취득한 것과 다름없는 우회거래를 통해 신주인수권을 취득해 증여세를 부당하게 회피했다고 봐야 한다"며 원고 패소 판결했다.
1·2심 재판부는 특히 "신주인수권 거래가 단기간에 이뤄진 것을 고려할 때 이노셀의 신주인수권부사채 발행은 정 전 대표의 신주인수권 매수를 예정한 것"이라며 "회사 내부정보를 상세히 알 수 있는 정 전 대표가 신주인수권 매수과정에 관여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합리적인 경제인 관점에서 정상적인 거래로 보인다"며 2심 재판을 다시 하라고 결정했다.
다시 열리는 2심 재판에서 대법원 판단이 유지될 경우 정 전 대표는 납부한 증여세를 전액 돌려받게 된다.
한편 이노셀은 정 전 대표가 신주인수권을 행사하기 직전인 2012년 8월 녹십자에 인수됐고, 이듬해 3월 녹십자셀로 회사명을 변경했다. 19일 현재 녹십자셀의 주가는 주당 4만8천400원이다.
hyu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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