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법상 상해치사죄 최고형은 징역 10년까지 가능
(인천=연합뉴스) 손현규 기자 = 또래 중학생을 집단폭행한 뒤 15층 아파트 옥상에서 추락해 숨지게 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10대 4명의 선고 공판이 23일 열린다.
모두 만 19세 미만인 이들에게 소년법상 허용된 상해치사죄의 법정 최고형이 선고될지 주목된다.
22일 인천지법에 따르면 상해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A(14)군과 B(16)양 등 10대 남녀 4명의 선고 공판은 오는 23일 오전 10시 이 법원 324호 법정에서 진행된다.
A군 등 4명은 지난해 11월 13일 오후 5시 20분께 인천시 연수구 한 15층짜리 아파트 옥상에서 C(14)군을 집단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이들은 C군을 집단폭행하는 과정에서 그의 입과 온몸에 가래침을 뱉고 바지를 벗게 하는 등 심한 수치심도 준 것으로 드러났다.
C군은 1시간 20분가량 폭행을 당하다가 "이렇게 맞을 바에는 차라리 죽는 게 낫겠다"고 말한 뒤 아파트 옥상에서 추락해 숨졌다.
C군이 가해자 중 한 명의 아버지를 두고 험담하고 사건 당일 "너희들과 노는 것보다 컴퓨터 게임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한 게 집단 폭행의 이유였다.
검찰은 지난달 28일 열린 결심 공판에서 A군 등 4명에게 각각 장기 징역 10년∼단기 징역 5년을 구형했다.
이는 만 19세 미만으로 소년법을 적용받는 이들에게 상해치사죄로 처벌할 수 있는 법정 최고형이다.
상해치사죄로 기소되면 성인의 경우 3년 이상의 유기징역을 선고받지만, 소년범에게는 장기 징역 10년∼단기 징역 5년을 초과해 선고하지 못하게 돼 있다.
성인의 경우 형량의 하한만 정해둬 징역 10년 이상의 중형도 선고받을 수 있지만, 소년범은 미성년자인 점을 고려해 최대 형량을 징역 10년으로 제한해 둔 것이다.
또 소년법에 따라 범행을 저지른 미성년자에게는 장기와 단기로 나눠 형기의 상·하한을 둔 부정기형을 선고할 수 있다. 단기형을 채우면 교정 당국의 평가를 받고 조기 출소도 가능하다.
다만 2017년 발생한 '인천 초등생 살인 사건'으로 징역 20년의 확정판결을 받은 10대처럼 살인 등 특정강력범죄를 저지른 경우에는 소년범이라도 최대 징역 20년까지 선고 할 수 있다.
재판 과정에서 피고인 4명 가운데 A군과 B양만 상해치사죄를 인정했고, 나머지 10대 남학생 2명은 첫 공판 때부터 시종일관 상해치사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보통 형사 사건 재판부는 피고인이 혐의를 인정하고 반성하는지도 양형을 결정할 때 참작하기 때문에 상해치사죄 인정 여부에 따라 A군 등 4명의 형량이 각각 달라질 가능성도 있다.
A군은 첫 재판에서 "피해자 사망과 상해 사이에 인과관계가 없다"며 상해치사 혐의를 부인하다가 2차 공판 때 "치사 범행도 자백한다"고 입장을 바꾸기도 했다.
인천 지역 한 변호사는 "피해자가 추락사할 당시 집단폭행 때 가담한 정도 등에 따라 피고인 4명의 형량이 달라질 수 있다"며 "재판부가 이들의 상해치사 혐의를 모두 유죄로 판단할 경우 수사기관이나 재판 과정에서 혐의를 인정했는지도 고려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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