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기 이용 공격 예정' 첩보 듣고 수색 나선 경찰에 화염병 저항
한 남성 권총 무차별 발사…총 맞은 여기자 병원 옮겼으나 결국 사망
(서울·런던=연합뉴스) 임은진 기자 박대한 특파원 = 북아일랜드에서 테러와 연관된 공격으로 젊은 여기자가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19일(현지시간) 공영 BBC 방송, dpa 통신 등에 따르면 북아일랜드 경찰은 전날 반체제 공화주의자들이 총기와 탄약을 이용해 경찰 등을 공격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했다.
이에 경찰은 북아일랜드 런던데리의 크레건 지역에서 수색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이 멀로이 파크 지역의 집을 급습하자 반체제 공화주의자들의 폭동이 발생했다.
이들은 경찰관과 경찰차에 화염병 50여개를 던지며 저항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차 2대가 불에 타기도 했다.
현장에 있던 한 기자는 이때 마스크를 쓴 채 권총을 든 한 인물이 경찰차량을 향해 마구잡이로 총격을 가했다고 밝혔다.
차량 인근에 있던 또다른 기자 리라 맥키(29)가 총에 맞았고, 경찰이 곧바로 병원으로 후송했으나 결국 목숨을 잃었다.
이날 사건은 아일랜드 반체제 공화주의 인사들이 전통적으로 1916년 부활절 봉기를 기념하는 부활절 주말을 앞두고 일어났다.
과거 영국 지배 아래 있던 아일랜드인들은 1916년 4월 24일 독립을 선언하고 영국군에 맞서 엿새간 무장 투쟁을 벌였다. 당시 500명이 사망하고 2천500명이 부상했으며 2천명 이상이 투옥됐다.
봉기는 성공을 거두지 못했지만, 독립에 실마리를 제공했고, 결국 1922년 아일랜드는 영국에서 독립했다.
북아일랜드 경찰청의 마크 해밀턴 부청장은 이번 사건 소식을 전하면서 "우리는 이것을 테러 사건으로 다루고 있으며 살인 사건 수사에 착수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건 배후에 신(新)IRA'(아일랜드공화군)가 연루돼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신 IRA'는 과거 북아일랜드 무장조직이었던 아일랜드공화군(IRA)의 정신을 이어받았다고 자처하는 단체다. 지난 2012년 여러 반체제 공화주의 단체들이 하나로 통합해 만들어졌다.
이 단체는 북아일랜드의 신·구교도 간 유혈분쟁을 종식한 벨파스트 협정에 반대해 북아일랜드의 영국으로부터의 독립과 아일랜드와의 통합을 주장하는 급진 무장조직이다.
최근 몇 년간 산발적으로 영국을 상대로 무장투쟁을 전개해왔으며, 최근에도 런던과 스코틀랜드 지역에서 발견된 소형 폭발물 등의 배후로 추정돼 왔다.
아일랜드 공화주의 정당인 북아일랜드 신페인당의 미셸 오닐 부당수는 성명에서 이번 사건을 공동체 모두에 대한 공격이라고 규정하면서 책임자들을 비난했다. 신페인당은 북아일랜드 독립을 위해 유혈 투쟁을 벌여온 아일랜드공화군(IRA)의 정치 조직이다.
오닐 부당수는 1998년 북아일랜드의 신·구교도 간 유혈 분쟁을 종식한 성 금요일 협정, 이른바 벨파스트 협정을 언급하며 "이 젊은 여성의 살해 사건은 유족에게는 큰 비극이면서 동시에 이 공동체 모든 사람에 대한 공격이자 우리의 평화 프로세스와 성 금요일 협정에 대한 공격"이라고 비판했다.
북아일랜드의 연방주의 정당인 민주연합당(DUP)의 알린 포스터 대표 역시 트위터에 "가슴이 찢어지는 소식이다. 매우 무분별한 행동이다"고 지적했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충격적이며 무분별한 행동"이라며 "맥키는 위대한 용기를 갖고 자신을 일을 하다가 목숨을 잃은 언론인"이라고 말했다.
레오 바라드카르 아일랜드 총리는 "런던데리의 주민과 전체 언론계에 연대를 보낸다"면서 "폭력과 공포, 증오를 전파하려는 이들이 우리를 과거로 다시 끌고가려는 것을 허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로이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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