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부양하다 다른 가족 부담 덜어주고자 범행"
(부산=연합뉴스) 김선호 기자 = 극심한 생활고를 못이겨 70대 노모에게 수면제를 먹여 잠들게 한 뒤 착화탄을 피워 살해한 아들에게 징역 10년의 중형이 선고됐다.
부산지법 형사5부(최환 부장판사)는 존속살해 혐의로 기소된 A(49)씨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했다고 21일 밝혔다.
판결문에 따르면 A씨는 2003년 아버지가 사망하자 결혼도 미룬 채 홀로 15년간 노모를 부양해왔다.
그러던 중 A씨는 생활비 등으로 지출한 카드빚이 늘어나고 대출금이 연체되면서 경제적 어려움을 겪자 스스로 목숨을 끊기로 결심했다.
하지만 자신이 죽으면 만성질환에 치매 증세까지 있는 어머니를 돌볼 사람이 없다는 생각이 들자 어머니를 살해하기로 마음먹었다.
A씨는 지난해 7월 몰래 수면제를 탄 커피를 먹인 어머니가 잠든 사이 테이프로 가스 누출경보기와 문틈을 막은 뒤 착화탄을 피워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어머니를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부는 "자신을 낳고 길러준 어머니 생명을 앗은 점은 용서받을 수 없는 반사회적 범죄"라며 "다만 극심한 생활고에 자살을 결심한 A씨가 어머니를 부양할 형편이 되지 않는 형·누나의 고통을 덜어준다는 잘못된 생각으로 범행에 이른 점, 자살을 반복적으로 시도했다가 실패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A씨 범행 동기에는 피고인 가족에 대한 연민의 마음이 일부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며 "범행 이후 A씨는 죄책감에 산에서 노숙하며 목숨을 끊으려고 체포되기까지 상당 기간 물 외에 다른 음식을 먹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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