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계 이어 안철수계 '孫 사퇴론' 동조…갈등 최고조
孫 '제3지대' 배수진 vs 총사퇴 연판장 충돌…금주 의총 결과 주목
(서울=연합뉴스) 방현덕 기자 = 4·3 보궐선거 참패로 거센 사퇴 압력에 직면한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이번 주 '정치적 승부수'를 던질 것으로 보인다.
손 대표는 바른정당계뿐 아니라 당의 다른 한 축인 국민의당계 일각에서도 사퇴 요구를 받고 있다. 그야말로 사면초가다.
여기에 지난 18일 의원총회에서 분출된 당내 갈등은 이번 주중 절정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에 따라 정치권에서는 손 대표는 이번 주 '대표직 유지'라는 정면돌파 카드를 꺼낼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손 대표는 오는 22일 최고위원회의를 전후해 공석 중인 지명직 최고위원 2명을 임명함으로써 바른정당계 최고위원 3명의 보이콧으로 '반쪽'이 된 최고위원회의 정상화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손 대표의 사퇴를 주장하며 당무를 거부하고 있는 하태경·이준석·권은희 최고위원이 "주말까지 복귀하라"는 손 대표의 지난 17일 최후통첩을 결국 거부한 데 따른 조치이기도 하다.
손 대표는 지난 19일 김수민 의원의 지역사무소 개소식에서도 "물러나라고 몇 사람이 이야기하는 데 꿈쩍 않는 것은 제가 대표 자리에 연연해서가 아니다"라며 "거대 양당에 기웃대지 말고 제3의 길을 굳건히 가면 국민은 우리에게 마음을 돌릴 것"이라고 사퇴론을 일축했다.
다만 손 대표의 카드가 먹혀들지는 현재로서 가늠하기 쉽지 않다. 오히려 거센 후폭풍에 휩싸일 가능성도 있다.
손 대표가 지난주부터 원내·외 인사들을 두루 접촉하며 지명직 최고위원을 제안했으나, 원내 인사 대부분은 손 대표의 제안을 거절했다는 말도 나온다. 사실상의 '구인난'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손 대표가 퇴진 요구를 일축하며 대안으로 제시한 혁신위원회 혹은 제2 창당위원회의 출범도 난항이 예상된다.
위원장 제의를 받은 정병국 의원이 사실상 거절했을 뿐 아니라 "대안을 제시 못 하면 지도부가 물러나야 한다"며 등을 돌린 모양새이기 때문이다.
손 대표의 사퇴를 요구해온 이준석 최고위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손 대표가 새 최고위원을 구할 수는 있겠지만 중량감이 떨어지는 인물일 경우 그때부터는 노욕으로 생각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태경 최고위원은 "손 대표로서는 '대안체제가 생길 때까지 대표직을 맡겠다'고 밝히는 게 출구전략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 최고위원은 이번 주부터 당 지도부 총사퇴를 촉구하는 지역위원장 연판장을 돌리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여기에 안철수계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안철수계로 분류되는 당 정책위의장 권은희 의원은 지난 18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르면 6월, 늦어도 9월까지 당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며 손 대표 퇴진론에 무게중심을 뒀다.
이는 안철수계 원외 지역위원장들이 같은 날 손 대표 사퇴를 공식 요구한 것과 맞물려 안철수 전 의원의 조기 복귀설로 연결된다.
현재 독일에 체류 중인 안 전 의원이 부인인 김미경 교수의 안식년이 끝나는 6월에 귀국, 공동창업주인 유승민 전 공동대표와 함께 새 체제를 구축할 것이라는 시나리오도 거론된다.
그러나 상황을 유동적으로 만드는 변수들이 적지 않다.
당장 민주평화당과의 합당 등 호남 신당론을 주장하는 박주선·김동철 의원 등도 손 대표 퇴진에 반대하고 있다.
손 대표는 지난 14일 김관영 원내대표, 박주선·김동철 의원과 만찬을 함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에서 손 대표가 'SOS'를 요청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오는 23∼25일께 예정된 의원총회가 어떤 식으로 전개될지도 주목된다.
김 원내대표는 더불어민주당과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합의안을 명문화한 뒤 선거제 개혁안과 공수처 법안을 함께 패스트트랙(신속처리 안건)에 올리는 방안의 의총 추인을 추진 중이다.추인이 이뤄지면 내년 총선에서 소수당이 의석수를 늘릴 수 있는 선거제 개혁이 탄력을 받게 되므로 손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 사퇴 여론이 누그러들 여지가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bangh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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