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서영 기자 = 화재로 탄 프랑스 파리의 노트르담 대성당에서 작은 기적이 일어났다. 기적의 주인공은 '꿀벌'이었다.
화재 발생 나흘만인 19일(현지시간) 성당 지붕 위에 살던 꿀벌 18만여 마리의 생존 소식이 알려졌다고 이날 영국 일간 가디언이 전했다.
성당의 꿀벌을 관리해온 양봉업자 니콜라 제앙(51)은 "감사하게도 화염이 벌통을 덮치지 않았다"며 꿀벌이 무사히 살아남은 건 '기적'이라고 말했다.
제앙은 노트르담 대성당의 측면부의 옥상 공간에서 벌통 3개를 설치하고 각각 6만마리씩, 총 18만여 마리의 꿀벌을 키워왔다.
그는 성당에 화재가 발생한 후 직접 옥상에 올라가 꿀벌의 생사를 확인하려 했으나, 안전 문제를 우려한 프랑스 경찰과 소방 당국이 이를 막았다.
꿀벌들이 살아남았을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갖게 된 건 노트르담 대성당의 항공사진을 통해서였다. 벌통이 제자리에 있는 모습이 사진에 담겨있었던 것이다.
제앙은 "사진에서 모든 것이 불에 그을렸고 성당 지붕에는 구멍이 생겼지만, 벌통 세 개가 그대로 있는 걸 볼 수 있다"며 기뻐했다.
이후 프랑스의 도시 양봉 업체 '비오픽'(Beeopic)은 공식 인스타그램에 벌통이 담긴 항공 사진을 올리고 "노트르담의 우리 꿀벌들이 모두 무사해요!"라며 현장 담당자로부터 공식 확인을 받았다고 전했다.
제앙은 벌통이 집중적인 피해를 본 성당 지붕에서 30m가량 떨어져 있었기 때문에 화마를 피해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노트르담 대성당에 발생한 화재 소식에 너무나 슬펐다"면서도 "하지만 꿀벌들이 살아남았다는 소식을 듣는 것은 정말 좋았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파리에서는 노트르담 대성당을 비롯해 오르세 미술관과 오페라 가르니에 극장, 그랑팔레 박물관 등의 건물 옥상에서 '도시 양봉'이 이뤄지고 있다.
한 양봉업자는 여행안내서 '아틀라스 옵스큐라'에 파리 전역에 700개가 넘는 벌통이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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