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서영 기자 = 3년여에 걸친 이슬람국가(IS)의 지배에서 벗어난 이라크 모술에서 각종 호신용 총기 거래가 성황을 이루고 있다고 AFP통신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2017년 IS로부터 해방된 후 겉으로 보이는 IS 세력은 사라졌지만, 잔당이 곳곳에 잠복하고 있어 치안을 우려한 시민들이 직접 총을 구매하는 것이다.
게다가 지난해부터 이라크 정부가 일반 시민도 권총과 반자동식 총기를 구매할 수 있도록 법안을 수정하면서 모술에 새로 들어선 총기 상점을 포함해 이라크 전역에 130여개에 달하는 총기 매장이 운영 중이다.
최근 당국으로부터 총기거래 허가를 받았다는 40대 판매상은 "고객들이 정말 많다"면서 가장 인기 있는 품목은 사냥용 소총이며 전체 판매의 70%를 차지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미국·중국· 크로아티아산 권총부터 사냥용 소총과 기관총까지 다양한 총기를 거래하고 있으며, 가격도 50달러(약 5만원)에서 5천 달러(약 570만원)로 천차만별이다.
또 다른 총기 거래상은 "자신의 직종 때문에 표적이 될 것을 우려한 사업가나 언론인"도 총기를 구매하고 있다고 밝혔다.
환전소를 운영하는 45세 아부 니자르는 "많은 환전소와 상점들이 (테러 조직에) 공격당했다"면서 호신용으로 자신의 허리 벨트에는 권총을 차고, 사무실에는 칼라시니코프(AK-203) 소총을 뒀다고 말했다.
AFP는 이라크 전역에서 호신용 총기를 구매하려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비공식적인 경로로 총기 공급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익명의 보안 관계자는 "모든 소형 총기가 암시장에 공급되고 있다"면서 터키, 시리아와 국경을 맞댄 이라크 북부에서 거래되는 총기 중 일부는 "장물이거나, IS 조직원들이 도망치면서 남기고 간 것과 밀수품도 있다"고 밝혔다.
일부 모술 주민들은 합법적인 무기 거래가 도시에 오히려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사회학자 알리 자이단도 "모술은 최근 탈환된 곳이기 때문에 잠복해 있는 테러리스트들이 총기거래를 이용할 수 있다"면서 "무기가 이런 경로로 누군가의 손에 들어가게 된다면 범죄가 늘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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