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포스트 보도…中 부상 대응 방편으로 활용 폭 넓혀
(서울=연합뉴스) 류지복 기자 = 미국 정부가 해안경비대 경비함을 태평양 지역에 추가로 배치하는 것을 추진 중이라고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WP는 20일(현지시간) '미국이 중국에 대항하기 위해 해안경비대에 의지한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미국이 승무원 24명을 태울 수 있는 154피트짜리 해안경비대 경비함을 하와이와 괌에 각각 3척을 배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 중 한 척은 이미 미국 호놀룰루에서 마셜군도의 일부 섬까지 4천km를 항해하기도 했다.
WP는 고위 관리의 말을 인용해 "해안경비대는 점차 중국 쪽을 향해 자기 자리를 잡고 있다"며 새 경비함 배치와 오래된 경비함의 재배치, 베트남이나 스리랑카처럼 해안경비 훈련에 도움을 청하는 국가에 대한 요원 파견 등을 사례로 꼽았다.
해안경비대는 원래 미국을 둘러싼 해안의 경비와 구조를 목적으로 출범했지만, 활동 영역을 넓히면서 중국의 부상에 대응하기 위한 방편으로도 활용돼 왔다.
해군이 아태 지역에 직접 출동할 경우 중국과 군사적 긴장도를 높이고 충돌 가능성을 키울 수 있지만, 해안경비대는 국방부가 아닌 국토안보부 소속이어서 그런 우려를 낮출 수 있다는 것이다.
해안경비대 사령관인 칼 슐츠 제독은 "해안경비대는 방정식을 풀 어느 정도의 능력을 갖추고 있다"며 해안경비대 소속 경비함도 미국 전함이지만 군 함정과 달리 전쟁을 초래할 위험을 낮춘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 1월 경비함인 '버솔프함'의 아태 지역 전개는 해안경비대 작전 영역을 확대한 계기로 기록됐다.
지난달에는 버솔프함이 해군 구축함인 '커티스 윌버함'과 함께 대만해협을 통과했는데, 이는 중국과 가까운 국제 해로가 개방돼 있음을 보여준다는 의미가 있었다.
또한 베솔프함은 북한의 선박 대 선박 간 불법 화물 환적을 막기 위해 동중국해에서 활동해 오다 지난 15일 해안경비대 경비함으로는 17년 만에 처음으로 중국 영토인 홍콩에 입항하기도 했다.
해안경비대는 아태지역 내 동맹국들을 위해 구조나 수색 활동 분야의 지식을 전달하기도 하고, 퇴역한 경비함을 해당 국가에 이전해주는 일도 맡고 있다.
해안경비대는 퇴역함 2척을 베트남에 이전해 밀수나 해적 제지 등에 활용할 수 있도록 했고, 지난해에는 스리랑카에도 퇴역함 1척을 넘겨준 바 있다.
이 지역에 대한 안보 문제 전문가인 라일 모리스는 WP에 "해안경비대는 이 지역의 더 작은 나라들로부터 자국 영해를 통제해달라는 요청에 응하고 있다"며 "해안경비대의 필요성은 중국에 대항하는 것을 넘어서고 있다"고 말했다.
jbr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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