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정보기관이 무슬림 과격단체의 계획 알려와
(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부활절인 21일 스리랑카의 교회와 주요 호텔에서 연쇄 폭발이 일어나 약 160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가운데 스리랑카 경찰청장이 열흘 전 자살폭탄 테러 가능성을 경고했던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AFP통신은 푸쥐트 자야순다라 스리랑카 경찰청장이 이달 11일 간부들에게 보안 경보문을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이 경보문은 "NTJ(내셔널 타우히트 자마트)이 콜롬보의 인도대사관과 함께 주요 교회를 겨냥한 자살 공격을 계획 중이라고 외국 정보기관이 알려왔다"는 내용이 담겼다.
NTJ는 불상 등을 훼손하는 사건으로 작년부터 주목을 받기 시작한 스리랑카의 무슬림 과격 단체다.
이날 오전 스리랑카 수도 콜롬보에선 가톨릭교회 한 곳과 5성급 호텔 세 곳에서 거의 동시에 폭발이 일어났다. 비슷한 시각 콜롬보 북쪽 네곰보의 가톨릭교회 한 곳과 동부 해안 바티칼로아의 기독교 교회 한 곳에서도 폭발이 발생했다.
스리랑카 경찰 당국자는 이로 인해 최소 156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사망자 중 35명은 외국인이었다. 다쳐서 병원으로 옮겨진 부상자도 500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현지 병원들은 "사망자가 185명에 달하며 외국인은 12명"이라고 전했다. 혼란이 극심한 탓에 집계 주체에 따라 사상자 수에 다소 오차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치료 중 숨지는 중상자들이 적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면 피해 규모는 더 늘어날 수 있다.
현지 경찰은 6건의 폭발 중 최소 2건이 자살폭탄 공격으로 인한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번 사건의 배후를 자처하는 단체는 아직 나타나지 않았지만, 라닐 위크레메싱게 총리가 트위터에 "우리 국민에 대한 비열한 공격을 강하게 규탄한다"는 글을 올리는 등 스리랑카 정부 당국자들은 테러에 무게를 두는 것으로 보인다.
마이트리팔라 시리세나 대통령은 군경이 이번 사태에 책임이 있는 자들을 찾기 위해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으며, 위크레메싱게 총리는 국가안보회의를 소집했다.
hwangc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