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중용 인천 감독대행, 리그 데뷔전서 서울 상대로 승점 1 수확
6백 전술과 '육탄방어'로 서울 공격 봉쇄…유효슈팅에서는 서울에 앞서
(서울=연합뉴스) 박재현 기자 = '꼴찌' 인천 유나이티드가 1위 탈환을 노리던 FC서울을 상대하는 방법은 '6백 수비'와 '육탄방어' 밖에 없었다.
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 FC서울과 하나원큐 K리그1 2019 8라운드 원정에 나선 인천은 경기 킥오프부터 6-3-1 전술을 가동했다. 포백 전술이었지만 서울의 공격이 시작되면 양쪽 날개가 포백에 합류해 6명이 수비벽을 치는 극단적 수비 방식이었다.
김동민-부노자-김정호-곽해성이 호흡을 맞춘 포백 라인에 미드필더 임은수와 박세직을 더해 '6백'을 구성했다.
인천은 최근 리그에서 5연패에 빠지면서 에른 안데르센 감독을 경질하고 임중용 수석 코치의 대행체제로 나섰다.
임 감독대행도 사령탑의 필수 요소인 P급 라이선스가 없어 60일밖에 지휘봉을 잡을 수 없는 '시한부 사령탑'이었다.
더군다나 임 감독대행은 서울전을 앞두고 '핵심 득점 자원'인 무고사(부상)와 남준재(경고누적 퇴장)마저 나설 수 없는 최악의 상황에서 리그 데뷔전을 치르게 됐다.
이 때문에 위기 탈출이 시급한 임 감독대행은 리그 데뷔전을 맞아 극단적인 '자물쇠 작전'에 나섰다.
임 감독대행은 경기에 앞서 선수들에게 끈끈함과 자신감을 강조했고, 선수들은 5연패 탈출을 목표로 '육탄방어'를 앞세워 서울의 파상 공세를 버텨냈다.
경기 대부분 동안 주도권을 잡고 인천을 밀어붙였던 서울은 12개의 슈팅을 쏟아부었지만, 인천 수비수들에 막혀 단 한 개의 유효슈팅도 기록하지 못했다.
최용수 서울 감독은 후반에 정원진과 박동진을 투입하며 공세를 강화했지만, 끝내 인천의 수비를 뚫지 못했다.
공격의 효율성만 따지면 인천이 우세했다.
'선수비 후역습'이라는 간결한 전술을 경기 내내 일관되게 밀어붙인 인천은 4개의 유효슈팅으로 서울의 뒷문을 괴롭혔다.
오히려 후반 막판에는 부상을 털고 복귀한 공격수 문창진을 교체로 투입해 공격에 힘을 실으며 '막판 뒤집기'를 노렸다.
결국 경기는 0-0 무승부로 끝났고, 인천 선수들은 승리한 듯 서로 얼싸안으며 5연패 탈출의 기쁨을 나눴다.
귀중한 승점 1을 확보한 인천은 승점 5가 되면서 제주 유나이티드(승점 4)를 꼴찌로 끌어내리고 11위로 올라서는 겹경사도 맞았다.
임중용 감독대행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서울 같은 강팀을 상대로 승점 1을 따내 만족한다"며 "선수들이 골문을 든든히 지켜줬다"고 칭찬했다.
이어 "우리가 이전 경기까지 매 경기 실점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일단 그 기록을 끊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이번 주에는 안데르센 감독님이 있었을 때와 달리 공격보다는 수비에 중점을 두고 훈련했다"고 밝혔다.
임 대행은 "남준재 뿐만 아니라 허용준과 무고사도 다음 경기에는 출전할 수도 있다"며 "부상으로 빠진 선수들이 경기에 나선다면 오늘보다 더 나은 경기력을 팬들에게 선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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