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송도서 두 번째 내한공연
(인천=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 기타 한 대만으로 무대를 가득 채웠다. 화려한 퍼포먼스도 압도적인 보컬도 아니었지만, 덥수룩한 머리의 1991년생 영국 출신 싱어송라이터는 기타와 목소리만으로 팝 음악계 대세임을 입증했다.
21일 오후 인천 송도 달빛축제공원에서 열린 두 번째 내한공연에서 에드 시런은 어쿠스틱 감성과 강렬한 비트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며 야외공연장을 가득 채운 2만5천여 팬을 사로잡았다.
따뜻한 햇볕이 남아 있던 오후 6시 정각 무대에 등장한 그는 빠른 템포의 '캐슬 온 더 힐'(Castle on the Hill)과 '이레이저'(Eraser)로 예열도 없이 시작부터 곧바로 내달렸다.
편안한 라운드 티셔츠에 청바지 차림인 그는 귀에 박히는 멜로디와 음색, 기타 연주로 관객들을 들썩이게 했다.
두 곡을 마친 시런은 "한국에 다시 오게 돼 기쁘다"라며 "2017년에는 팔이 부러져 공연을 못 해 미안하다"고 인사했다.
이어 그는 "10년 쓴 노래다. 두세명 관객 앞에서 노래하기도 한 그때는 이렇게 많은 사람 앞에서 공연하게 될 줄은 몰랐다"며 2011년 발매된 싱글 '디 에이 팀'(The A Team)을 불렀다.
에드 시런은 10대 시절 길거리나 클럽 등을 전전하며 공연했고, 노숙자 생활도 했다. '디 에이 팀'은 서정적인 분위기와 달리 마약에 빠진 한 노숙자 여인의 이야기를 가사에 담은 곡이다.
에드 시런의 한국 공연은 지난 2015년 첫 내한 이후 4년 만이다. 지난 2017년에도 공연이 예정됐으나 자전거 사고로 취소됐다.
이날 공연에서 그는 풍성하고 다채로운 무대로 4년간의 '폭풍 성장'을 유감없이 선보였다. 2015년 그는 주목받는 팝스타였지만. 이제 당대 최고 팝스타 반열에 올랐다.
공연은 트렌디한 사운드의 '돈트'(Don't)와 '뉴 맨'(New Man)으로 이어졌고, 애절한 감성의 다이브'(Dive)가 나오자 관객들은 후렴구를 따라 부르며 빠져들었다.
이후 시런은 '블러드스트림'(Bloodstream), '해피어'(Happier), '테네리페 씨'(Tenerife Sea), '메들리'(Medley), '골웨이 걸'(Galway Girl), '아이 시 파이어'(I See Fire) 등을 선보였다.
잔잔한 노래에서는 특유의 감성적인 음색을 들려줬고, 다른 곡에서는 기타를 양손으로 두들기고 날카로운 랩을 선보이며 전혀 다른 매력을 뿜었다.
스스로 데미안 라이스와 에미넘 등 상반된 아티스트에게 영향을 받았다고 밝힌 그는 극과 극의 무대에서도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 통기타를 메고 랩과 비트박스를 하는 모습이 에드 시런의 정체성을 보여줬다.
어둠이 내려앉은 공연 후반부, 잘 알려진 곡들이 나오자 쌀쌀해진 날씨 속에 관객들은 호응은 더해갔다.
'싱킹 아웃 라우드'(Thinking out loud)를 부를 때에는 'Thinking Out ED'라고 적힌 종이 띠를 흔들며 함께 했고, 달콤한 러브송인 '퍼펙트'(Perfect)를 부를 때에는 휴대전화 불빛 물결을 만들어 장관을 연출했다.
에드 시런은 "공연에 와서 함께 노래하고 손뼉 쳐줘서 고맙다"고 관객들에게 인사하며 정식 공연의 마지막을 '싱'(Sing)으로 장식했다.
공연의 백미는 앙코르 무대였다.
에드 시런은 12주간 빌보드 차트 1위에 오른 히트곡 '셰이프 오브 유'(Shape of You)로 다시 무대에 올랐다. 팬서비스 차원에서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붉은색 유니폼을 입은 모습이었다. 관객들은 환호하며 따라 불렀고 공연 열기는 최고조에 달했다.
시런은 '유 니드 미, 아 돈트 니드 유'(You Nees Me, I Don't Need You)의 열정적인 무대를 끝으로 1시간 50분간의 공연을 마쳤다.
에드 시런의 이번 아시아 투어에서 한국 외에 싱가포르, 태국 등지에서 공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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